영광의 순간마다 '갤럭시 셀피'…삼성, 올림픽에 진심인 이유
삼성전자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올림픽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각국 선수들에게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최신 스마트폰을 증정해 선수들의 ‘셀피’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가 하면 개막식‧요트 경기를 AI 스마트폰으로 생중계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29일 경제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리 올림픽 후원 등 마케팅을 위해 3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1 도쿄 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쓴 마케팅 비용이 대략 1000억~2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올림픽 후원 규모가 확 커졌다. 삼성전자는 1997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한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톱(TOP·The Olympic Partner)’이다. IOC는 분야별로 톱 기업을 1개만 선정해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하는데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센 강에서 보트를 타고 입장하는 선수단의 모습을 올 1월 출시한 갤럭시S 24 울트라로 촬영해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이를 위해 85대의 퍼레이드 보트에 갤럭시S24 울트라를 200대 이상 설치했다. 28일부터 진행 중인 요트 경기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
각국 선수 1만7000여 명에게는 이달 출시한 갤럭시Z 플립6의 올림픽 에디션을 증정해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메달을 받고 나면 자원봉사자가 갤럭시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건네고 선수들은 수상의 기쁨을 셀피로 남겨 전 세계인과 공유하는 식이다. 그간 올림픽 시상식에는 개인 소지품을 반입할 수 없었다.
파리 곳곳에 마련한 올림픽 체험관도 갤럭시 AI의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올림픽 선수촌, 메인프레스센터, 마르니 광장, 샹젤리제 거리 등에 마련된 체험관에서는 올림픽 경기를 보러 온 관람객들이 올림픽 신규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스케이트보딩 등 다양한 게임을 해보고, ‘갤럭시 AI’ 기능도 경험해볼 수 있다. 이외에 방탄소년단(BTS) 진의 성화 봉송도 삼성전자가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24일 파리를 방문해 경기를 직관하며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쓰며 파리 올림픽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올해 세계 최초로 AI 스마트폰을 출시한 영향도 있다. 경쟁사인 애플이 오는 9월 AI폰 출시를 예고한 만큼 올림픽 기간 마케팅을 집중해 AI 폰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힐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3년 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출하량 기준) 자리를 애플에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특히 유럽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출하량(지난해 4분기)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 올림픽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특히 퍼레이드 보트에 설치한 갤럭시S 24 울트라는 1년 전부터 파리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흔들리는 요트 안에서 안정적으로 영상을 찍을 수 있도록 100여 명의 전문가가 초고화질 영상 송출을 위해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2028년 LA 올림픽까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삼성전자 외에도 IOC가 인정한 공식 후원사들은 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인을 상대로 브랜드·제품 등을 알리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올림픽 경기를 통해 승리의 감동이 자연스레 기업 이미지에 녹아드는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노린다. 프랑스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도 이번 파리에서 첫 올림픽 마케팅에 나섰다. 행사 곳곳에 주류, 패션, 주얼리 등 LVMH 산하 브랜드가 동원됐다. 메달 케이스·받침대부터 프랑스 선수단 단복, 자원봉사자 의상, 성화 보관함 등에는 루이뷔통 패턴이 새겨졌고 메달은 LVMH 산하 주얼리 브랜드 쇼메가 디자인했다. 올림픽 VIP 라운지에선 LVMH 주류 계열사인 모에 에네시 와인이 제공된다. LVMH는 이번 올림픽에 2000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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