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혔는데 어째요, 잘해야지” 이게 바로 한국 양궁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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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못 봤던 선수니까 저였어도 걱정과 우려를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짧지 않은 선발전과 평가전을 다 뚫고 뽑혔는데 어떡해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려고 긍정적인 생각만 했습니다."
'무명'의 궁사 전훈영(인천시청)은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과 함께 2024 파리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우승을 합작한 뒤 이런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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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못 봤던 선수니까 저였어도 걱정과 우려를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짧지 않은 선발전과 평가전을 다 뚫고 뽑혔는데 어떡해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려고 긍정적인 생각만 했습니다.”
‘무명’의 궁사 전훈영(인천시청)은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과 함께 2024 파리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우승을 합작한 뒤 이런 말을 남겼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였지만 공정한 선발 과정과 경쟁을 거쳐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는 걸 보여주는 한 마디였다. 한국의 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10연패 신화 뒤에는 오로지 실력만으로 평가하는 대한양궁협회의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대표팀은 대회를 앞두고 적잖은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그간 국제대회 경험이 없던 전훈영과 남수현은 물론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한 ‘에이스’ 임시현마저 올림픽 경험이 없었던 탓이다.
양궁협회는 기존에 마련된 선발 시스템에 따라 세 차례 국가대표 선발전과 두 차례 국내 평가전 등을 거쳐 올림픽 파견 선수를 뽑았다. 올림픽을 포함한 직전 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들에게 우선 출전 자격을 주지도 않는다. 모든 선수가 동일한 조건에서 선발전을 치러 실력을 평가받았다.
임시현(세계랭킹 2위)과 전훈영(21위), 남수현(61위)은 2024 파리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1~3위에 차례로 올랐다. ‘맏언니’ 전훈영은 30세의 적잖은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고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해만 해도 국가대표 후보 선수였던 19세 남수현은 상비군이 된 첫해 올림픽 출전까지 이뤘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보다 어렵다는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이들은 이미 최정상에 설 기량을 갖춘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소 부족한 국제대회 경험을 메울 훈련 방법도 마련됐다. 충북 진천선수촌에는 파리올림픽 경기장을 옮겨놓은 듯한 훈련장이 조성됐다. 선수들의 입장부터 경기 후 인터뷰 과정까지 실전처럼 꾸민 두 차례 스페셜 매치도 진행됐다. 낯선 경기 환경에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하도록 돕는다는 취지였다. 양궁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개인 훈련을 돕기 위한 첨단 슈팅로봇까지 제공했다.
세 선수는 ‘단체전 10연패’ 목표를 향해 의기투합했다. 준비된 베테랑 전훈영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9발 중 6발을 10점에 꽂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세트 스코어 4-4에서 맞이한 슛오프에선 가장 먼저 10점을 맞혔다. 9점을 쏜 막내 남수현에 이어 임시현이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으면서 10연패 신화가 완성됐다.
한국 양궁은 여자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1988 서울올림픽부터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최고 중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갖춘 궁사들이 출전하는 한국의 올림픽 양궁 신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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