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욕 강한 아이라 잘 해줄거라 믿었어요”…오예진 父의 기쁨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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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10m 공기권총 세계랭킹 35위 오예진(19)이 8년 만에 올림픽 사격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 예진이가 하루아침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오씨는 2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예진이는 어릴 때부터 승부욕이 남달라서 누구한테든 지는 걸 싫어했다"면서 "이 승부욕이 올림픽 금메달로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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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10m 공기권총 세계랭킹 35위 오예진(19)이 8년 만에 올림픽 사격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 오현석씨도 그랬다. 예진이가 결선에 오르는 8명 안에 들기만 바랐다. 결선에서도 잘하기만 기도했을 뿐 금메달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런 예진이가 하루아침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오씨는 2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예진이는 어릴 때부터 승부욕이 남달라서 누구한테든 지는 걸 싫어했다”면서 “이 승부욕이 올림픽 금메달로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제 고향인 전북 김제시에 있는 집에서 친할아버지, 친할머니와 함께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봤다”며 “우승이 확정된 뒤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 할머니한테까지 전화가 와 마을 잔치하라고 해서 잔치를 열어야 할 판”이라고 기뻐했다.
25t 덤프트럭 운전기사인 오씨는 운동을 시작한 예진이를 많이 못 챙겨준 게 못내 아쉬웠다고 한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시합장에도 2번 정도밖에 못 갔다. 가족이 오면 긴장을 많이 하니까 오지 말라고 하던 예진이였으나 딸을 잘 챙기지 못한 미안함이 늘 있었다. 오씨는 “4살 터울 친오빠가 ‘동생 바보’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예진이를 살뜰히 챙겼다”며 자녀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딸이 우승하고 난 뒤 축하 전화를 너무 많이 받아 밤잠 설쳤다는 그는 아직 오예진과는 통화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딸과 통화를 하면 “잘했다.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오예진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18년 친구 따라 사격장에 갔다가 재능을 발견하고 선수의 길을 걸었다. 제주여자상업고 3학년이던 지난해 출전한 고등부 9개 대회에서 전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누구보다 냉정한 명수사이지만, 경기 시작 5분 전 새콤달콤 먹는 게 루틴일 정도로 여느 열아홉 청춘처럼 소녀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오예진은 지난 결선에서도 새콤달콤 먹고 경기에 임해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오예진은 운동선수가 아니었다면, 음악을 했을 거라고 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한다. 가수 윤딴딴의 ‘겨울을 걷는다’를 즐겨 부른다. 반려견 사모예드를 키우고 싶었으나 집안 여건상 그동안은 키우지 못했다. 오씨는 “나도 강아지를 좋아한다”며 “예진이가 한국에 오면 강아지를 키울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 오예진은 2관왕을 목표로 나선다. 이원호와 함께 10m 공기권총 혼성단체를 위해 다시 총을 잡는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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