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고수익 보장"…530억원 가로챈 집사, 항소심도 징역 15년

새벽기도 나가며 신망 얻어 투자금 가로채
2심 "공탁 극히 적어… 진지한 반성 아냐"

고수익을 돌려준다며 교인들을 현혹해 530여억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대형 교회 집사가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새벽기도 등에 참여하며 교인의 신망을 얻은 그는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 '기도의 힘을 믿으라'는 등의 말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연합뉴스는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 이상주 이원석 부장판사)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집사 A씨(66)에게 최근 1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A씨는 2016년 1월∼2021년 7월 교인 등 53명에게 약 530억원 규모의 금액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새벽기도와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교인들의 신망을 얻은 뒤, 이를 범행에 이용해 '돈을 빌려주면 정치자금이나 기업 비자금 세탁에 사용해 큰 수익을 얻은 다음 1개월 이내에 수천 퍼센트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추가 투자를 망설이는 교인들에게는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 '기도의 힘을 믿으라'는 말로 압박해 돈을 받아내기도 했다.

편취한 돈으로 A씨는 강남의 유명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주했으며, 외제 차를 몰고 자녀의 해외 유학과 명품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심 재판부는 모두 "A씨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15년 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항소심 들어 피해자 40명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공탁했으나, 피해 규모와 비교해 공탁금이 극히 적다"며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한다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상당수 피해자는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했고, 여전히 A씨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가 평소 자신이 대단히 성공한 사업가인 것처럼 부를 과시해 주변의 동경을 사는 한편 높은 수익금을 줄 수 있는 것처럼 현혹했다"며 "사기 범행으로 가정이 파탄에 이르거나 기초적 생활조차 영위하기 어려워하는 피해자가 상당수 존재한다"고 질책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