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9살도 강간·강제결혼…수단서 여성은 사실상 '성노예'"

조슬기나 2024. 7. 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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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중인 수단에서 9세 여자아이도 강간당하는 등 60세 이하 여성들이 사실상 성노예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4월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사이에 내전이 발발한 이후 하르툼과 인근 옴두르만 등에서 9~60세 여성을 대상으로 자행된 성폭력과 강제·아동 결혼에 대한 의료 종사자 등 42명 증언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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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중인 수단에서 9세 여자아이도 강간당하는 등 60세 이하 여성들이 사실상 성노예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보고서가 나왔다. 때때로 남성과 소년도 성폭력 희생자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국제인권단체 HRW는 28일(현지시간) 공개한 '하르툼은 여성에게 안전하지 않다: 수단 수도에서 여성과 소녀에 대한 성폭력'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수단 내전 세력이 자신들이 통제하는 수도 하르툼 지역에서 광범위한 성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4월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사이에 내전이 발발한 이후 하르툼과 인근 옴두르만 등에서 9~60세 여성을 대상으로 자행된 성폭력과 강제·아동 결혼에 대한 의료 종사자 등 42명 증언이 담겼다. 의료 종사자들은 내전이 시작된 이후 올해 2월까지 최소 262명의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이는 전체 피해자의 일부일 뿐, 대부분은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 담긴 일부 사례를 살펴보면 RSF는 거리나 집, 직장에서 여성·소녀들을 납치해 다른 시설에 감금한 뒤 성폭력을 자행했다. 이는 때때로 가족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단으로 며칠간에 걸쳐서도 이뤄졌다. 또한 여성과 소녀들은 강제 결혼, 아동 결혼으로 내몰리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성노예에 해당하는 상황'에 대한 보고 내용도 포함됐다. 강제로 임신한 여성들은 낙태 치료를 받을 기회가 거의 없었고, 추가 폭력의 위험에 처해있었다. 일부는 가족에게조차 버림받기도 했다고 HRW는 전했다. 한 20대 여성은 HRW에 "강간으로 이어지는 습격의 두려움으로 인해 몇 달 간 베개 밑에 칼을 두고 잤다"면서 "내전이 시작된 이후 하르툼에 사는 여성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전했다. 성폭력 피해자 중에는 성인 남성, 소년들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피해자들에게 남겨진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심리적 상처는 엄청나게 크다고 HRW는 우려했다. 강간으로 인한 신체적 부상으로 인해 최소 4명의 여성이 사망했고, 대다수 생존 피해자들은 자살 생각, 불안, 불면증, 우울증 등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한 의료종사자는 성폭력 생존자와 대화했을 때 그녀가 트라우마로 떨고 있었다면서 '가족들이 내 상황을 알면 나를 죽일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HRW는 정부군도 성폭력에 가담했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특히 올해 초 옴두르만을 장악한 정부군의 성폭력 행위에 대한 보고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전 세력이 긴급 의료 지원에 나선 자원봉사자들까지도 성폭력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HRW는 "이는 전쟁범죄이자 반인도 범죄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하며 민간인 보호를 위해 아프리카연합(AU)과 유엔의 긴급파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여기에는 성 기반 폭력 예방, 모든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 서비스 제공 지원, 내전과 관련한 성폭력 문서화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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