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아이폰' 앞 험로... AI 탑재 늦어지고 中 5위 밖 밀려
‘인공지능(AI) 아이폰’ 앞길이 첩첩산중이다. 9월에 새로 나올 애플 아이폰16이 AI 기능을 미처 담지 못한 채 출시될 전망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는데, ‘AI 아이폰’으로 이를 뒤집기도 녹록지 않게 됐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오는 9월 아이폰의 새 운영체제(OS)인 iOS18을 자사 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 적용 없이 출시하고, 이후 10월 즈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즉, 아이폰16이 나오자마자 산 사람은 AI 기능을 바로 쓸 수 없고 다음달에야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달 애플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음성비서 시리(Siri)와 챗GPT를 연결한 AI 비서, 생성AI를 활용한 사진·문서 편집 등의 기능을 넣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또한 iOS18에 이 기능들이 담긴다고 밝혀, ‘애플의 첫 AI폰’이 될 아이폰16에 기대가 모였다.
그런데 통상 매년 9월 새 아이폰과 새 OS를 함께 출시하는 애플이 이번에는 아이폰16 공장 출하일이 다가와도 애플 인텔리전스를 완성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애플은 버그(오류)를 잡아내기 위해, 애플 인텔리전스를 베타(미완성) 버전으로 개발자들에게 미리 공개할 예정이다. ‘비밀주의’를 고수해 온 애플로서는 이례적인 조치다.
AI 기능을 앞세워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당기고 신형 폰 매출을 늘리려는 애플의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특히 아이폰16이 외관상 전작과 차이가 크지 않기에, 애플은 AI 기능을 더욱 강조해 왔다. 애플은 삼성 등에 비해 폴더블(접는)폰 같은 폼팩터(기기 형태) 혁신에 소극적이었고, 개발 중인 걸로 알려진 폴더블 아이폰은 2026년에야 나올 전망이다.
중국 업체의 부상도 부담이다. 지난 2분기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은 14%로 6위에 그쳤다. 1~5위는 비보, 오포, 아너, 샤오미, 화웨이 순인데, Top 5가 중국 업체로만 채워진 건 사상 처음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중국 업체의 프리미엄 폰 전략과 현지 공급망과의 긴밀한 협력 덕분”이라며 특히 아너의 최신 폴더블 폰이 2분기에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애플이 중국 시장을 잡으려고 아이폰 할인까지 단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것. 애플에 중국은 회사 매출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AI 기능은 애플·삼성전자 같은 외산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서구권이 내놓는 오픈소스(코드 공개) AI 모델을 마음껏 활용하지만, 정작 중국 내에서는 자국에서 개발한 AI 모델의 사용만 승인하기 때문이다. 구글과 협력해 제미나이 AI 모델을 사용하는 삼성전자도 중국에서는 갤럭시S24에 바이두의 AI를 사용한다. 애플도 바이두 등과 협력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메타는 오픈AI 최신 LLM의 성능을 능가하는 고성능 모델 라마(Llama) 3.1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는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중국 빅테크는 재빨리 자사 클라우드에 이를 적용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오픈AI·구글과 달리 메타가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중국의 많은 AI 기업들은 메타의 라마를 활용해 AI 개발 및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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