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마두로 3선 고지…'부정선거' 후폭풍 예고(종합)
야권·美, 부정 선거 의혹 제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선 고지에 올랐다. 2013년 처음 정권을 거머쥔 마두로 대통령의 임기가 6년 연장되면서 장기집권을 이어나가게 됐다. 다만 야권과 국제사회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엘비스 아모로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0시 10분경 "개표가 80% 정도 진행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며 "2위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를 볼 때 마두로 대통령 당선은 불가역적"이라고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에 맞선 야권 연합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의 득표율은 44.2%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베네수엘라의 선거 시스템을 두고 "매우 높은 수준의 신뢰와 보안, 투명성을 갖췄다"며 평화와 안정의 승리라고 자축했다. 이어 "우리는 24시간 안에 선거 승리에 대한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제공할 것"이라며 "압도적인 격차였다"고 강조했다. 또 "대규모 국민 대화"를 개최하기 위한 법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의 투명성 등을 놓고 야권연합 측은 부정선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출구조사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선거 여론조사로 유명한 에디슨 리서치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65% 득표율로 마두로(31%)를 크게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국민은 평화 속에서의 변화를 택했다"며 "결과는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아직 선관위가 마두로 지지자들이 통제하는 1만5000개 이상의 투표소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야당의 결과 검증을 방해하고 있다"며 "야권 연합은 이의 제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인 엘나시오날은 "투표 후 곳곳에서 민주 야권 측 시민 그룹이 투표함 봉인과 개표 등 검증을 살피기 위해 개표장소에 입장하려 했으나 가로막혔다"며 "물리적인 충돌과 (선관위 측) 폭언도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서방 세력도 부정 선거 가능성에 우려를 내비쳤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발표된 결과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나 투표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 심히 우려스럽다"며 현지 선거관리위원회에 투표 결과를 자세히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현대 역사상 가장 예측할 수 있고 우스꽝스러운 가짜 선거를 실시했다"며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서방 언론은 마두로 통치 기간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붕괴, 외교 관계 악화, 이주민 확대 등을 근거로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의 승리를 점쳤었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마두로 대통령의 연임으로 베네수엘라는 민족주의 포퓰리즘으로 대변되는 '차비스모'(Chavismo) 체제가 30년 넘게 지속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대표적인 반미 성향 지도자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주변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정유 시설 현대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석유·가스 산업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정권 교체 꿈에 부풀었던 야권을 중심으로 선거 불복 운동이나 국민들의 해외 이주 가능성이 커지면서 베네수엘라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여론조사 업체 델포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인의 약 4분의 1이 이번 대선에서 마두로 정권이 재집권할 경우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해외로 이주한 베네수엘라인은 약 770만명에 이른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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