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월회비 4천원에서 7천원으로…미소짓는 신세계·컬리
[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기자>
쿠팡의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월회비가 다음달부터 인상됩니다.
인상률이 58%에 달하는데요. 업계에서는 쿠팡을 이탈하는 이른바 '탈쿠팡족' 잡기에 나섰습니다.
탈쿠팡족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이커머스의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쿠팡의 충성 고객들이 과연 다른 이커머스로 갈아탈까요. 오늘 이 소식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앵커>
쿠팡 와우 멤버십이 다음달부터 크게 오른다고요?
<기자>
와우 멤버십 기존 회원들의 요금은 다음달 7일 이후 결제일부터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오릅니다.
인상폭이 적지 않은 만큼 쿠팡을 이탈하는 '탈쿠팡족'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가족 구성원이 각자 멤버십에 가입해 온 경우 계정 하나만 남겨두고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사실 앞서 쿠팡은 2021년 12월 2990원에서 4990원으로 72% 월회비를 인상한 바 있습니다.
가격을 인상한 이후 지난 2년 간 회원 수가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증가해 고객 이탈은 없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8000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하니 이탈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저렴함으로 승부하는 이른바 중국 씨커머스의 공세가 있는 상황에서 쿠팡이 월회비를 올리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오히려 알리,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의 공습 때문입니다.
쿠팡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3조원이 넘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규 풀필먼트(통합물류) 확보와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투자해 중국의 공세에 맞서겠다는 상황이라,
유료 멤버십 비용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쿠팡의 월회비 인상이 반영되면서 다음달 나올 2분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요금 인상이 발표된 지난 4월 쿠팡 주가는 20달러 선을 돌파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죠.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겁니다.
<앵커>
탈쿠팡족이 나온다면 다른 이커머스에게는 호재일 텐데, 움직임이 있습니까?
<기자>
신세계가 적극적입니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SSG닷컴은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출시했습니다.
식료품과 생필품 위주의 쓱배송과 새벽배송에 적용되는 무료배송 쿠폰 및 8% 할인 쿠폰을 각각 3장씩 매달 지급합니다.
멤버십 출시 기념으로 3만원인 연회비를 1만원으로 할인해주고요.
타사 멤버십 이용 화면을 캡쳐해 제출하면 SSG머니 1만5000원을 증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탈쿠팡족' 잡기에 나섰습니다.
컬리도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스'의 혜택을 강화했습니다.
2만원 이상 구입 고객에게는 매달 무료 배송 쿠폰 31개를 지급합니다. 사실상 매일 무료 배송이 된다는 얘기죠.
<앵커>
이번 티몬과 위메프 사태까지 더해진다면 다른 이커머스에게도 기회가 오겠네요.
<기자>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쿠폰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기존에 익숙하게 쓰던 플랫폼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쿠팡은 특히 로켓배송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라는 OTT 서비스까지 연결돼 있어 록인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번 티몬·위메프 사태가 오히려 쿠팡에만 반사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오픈마켓으로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면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말하자면 중개 업체인데, 대금 정산이 지연돼 문제가 생겼죠.
쿠팡은 물건을 판매자로부터 직접 매입해서 소비자에게 되파는 비중이 90%에 달해 티몬·위메프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4.5%로 1위로 신뢰도 역시 높죠.
쿠팡과 물류, 운송 등 제휴를 맺고 있는 KCTC, 동방, 갤럭시아머니트리, 다날 등 쿠팡 관련주도 강세를 보이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