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기자회견] '무조건 사과+비판 경청+축구로 보답' 홍명보 감독의 논란 대응법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홍명보 신임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임 논란에 대해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29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신임 국가대표 감독의 첫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가 홍 감독 내정을 발표한 뒤 홍 감독은 울산HD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공식 인터뷰에서 대표팀 부임에 대한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외국인 코치 선임 및 해외파 면담을 위해 출장을 떠나면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표팀 부임에 대해 차분하고 길게 이야기할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 수락 후 많은 비판을 받았다. 시즌 도중 울산을 떠나 감독직에 부임한 배경도 그렇지만, 협회를 비판하며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가 마음을 바꾼 것이 팬들의 분노를 키웠다. 또한 이임생 기술발전이사와 독대만으로 감독이 된 과정도 그랬다. 프레젠테이션을 받는 등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친 외국인 감독과 대비됐기 때문이다.

감독직 부임 후 약 2주 만에 취임 기자회견을 가진 홍 감독의 '논란 대응법'은 무조건 사과였다. 홍 감독은 오늘은 할 말을 적어왔다. 축구대표팀 감독 홍명보다.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5개월 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처드린 점 축구인의 한 명으로서 죄송하다. 오늘 K리그 팬들에게 약속을 저버린 책임감과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 섰다. 큰 성원을 보내드린 울산 팬들에게 특히 사과와 용서를 구한다. 울산 팬들이 보내주신 응원과 지지 속에 감독으로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선택이 팬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고개숙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첫 마디를 뗀 뒤 일어나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울산 그리고 K리그 팬 여러분께 깊은 용서를 구하며, 어떤 질책과 비난이든 받아들이고 겸허히 수용하겠다. 실망하신 팬들에게 용서받는 방법은 축구대표팀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것뿐이다. 더 큰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임하겠다"라며 축구 발전으로 보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쏟아지는 비판도 무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도 보였다. 홍 감독은 "앞만 보고 나아가겠다. 성공으로 기대에 부응하겠다. 축구팬들의 비판도 경청하겠다. 그 목소리가 축구발전이라는 같은 목표에서 나온다는 걸 깊이 이해하고 있다. 축구팬들도 대표팀과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과 성원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라며 "지금 비판과 이 모든 것들은 저희가 감수하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런 마음들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항상 겸손하게,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임 과정에서 정몽규 회장의 입김도 없었다고도 밝혔다. 정 회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2020년 홍 감독에게 협회 회장직을 제의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서는 "2020년 7월에 저한테 그 제안을 하신 게 맞다. 저는 그 자리에서 회장직보다는 현장에 한 번 더 나가고 싶다고 한 게 사실이다. 이번 감독 선임에서는 회장님과 사전 연락이 전혀 없었다"라고 답했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