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인으로서 죄송... 월드컵 16강 이상 이루겠다"
[박시인, 이정민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 취임 기자회견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이정민 |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을 맡은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운영 방안과 원칙을 밝혔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감독의 한국 대표팀 감독 취임 첫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13일 공식 선임했다.
대표팀 코치 선임 면접과 유럽파들과의 면담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 홍 감독은 "오늘은 할 말을 적어왔다. 지난 5개월 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처드린 점에 대해 축구인의 한 명으로서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 취임 기자회견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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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앞서 홍 감독은 "K리그 팬들에게 약속을 저버린 책임감과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에 섰다. 큰 성원을 보내드린 울산 팬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한다. 울산 팬들이 보내주신 응원과 지지 속에 감독으로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선택이 팬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고개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울산 HD와 프로축구 K리그 팬들에게 사과했다.
앞서 홍 감독은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거절 의사를 내비쳤지만 결국 마음을 바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를 두고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집앞으로 찾아온 자리에서 긴 대화를 나눴고, 한국축구 기술철학 MIK(Made in Korea)을 설명하며 내 생각을 물었다. 내가 대표팀 감독, 협회 전무로서 갖고 있던 대표팀 운영방안과 기술철학에 따른 각급 대표팀 연계방안을 이야기했다. 이임생 이사는 이 생각을 듣고 대표팀 감독직을 간곡히 요청했다. 제안을 듣고 밤새 고민하다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대표팀의 운영과 전술적 방향에 대해 "존중, 대화, 책임과 헌신, 세 키워드가 중요하다. 우선 존중이다. 대표팀은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관계가 될 것이다. 선수는 스태프를 스태프는 선수를 존중해야 한다. 각자 위치에서 지켜야 할 선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겠다. 감독인 나도 핵심 정보를 선수들과 공유하겠다. 마지막으로 책임과 헌신이 중요하다. 변화의 방향이 좋다면 받아들일 것이다. 동시에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헌신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정신이 있는 대표팀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게임을 주도하면서 공을 컨트롤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계획에 맞춰 경기 흐름을 유도하겠다. 큰 대회에 어려운 상대도 만날 수 있지만, 볼을 소유해야 한다"면서 "(볼 소유는) 상대를 무너뜨리는 목적이다. 수비할 때 상대의 결정적인 기회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도 대비할 것이다. 수비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먼 곳에서부터 공을 탈취할 것이다. 공격과 수비시 각 지역에서 효율적인 공간배분을 하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 취임 기자회견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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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돌입한다. 월드컵 본선까지는 2년이 채 남지 않았다.
홍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목표와 관련해 "한국 대표팀이 원정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 16강 진출이었기에 그 보다 더 나은 성적을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시간이 많지 않다. 3일 정도 훈련을 한 뒤 경기를 해야 한다. 큰 변화는 위험이 있다. 앞으로도 손흥민을 주장으로 신뢰하며, 지금까지 해 온 역할을 제시하겠다"라고 말한 뒤 "다만 그 선수가 너무 많은 부담을 갖게 하진 않겠다. 부담을 많은 사람들이 나눠 가지며 경기를 잘 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10년 전 홍 감독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지적도 직접 언급하며 변화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앞서 홍 감독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1무 2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인맥 축구, 의리 축구에 대한 비난을 받으며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홍 감독은 10년 전 비판과 관련해 "인정한다. 당시 K리그 선수들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뽑았다. 예를 들어 이번주에 해트트릭, 골넣은 선수만 팀에 넣다 보니 힘을 받지 못했다. 지금은 K리그에서 3년 반동안 생활을 했었고, 각 팀에 있는 주요선수들,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 리스트도 있다. 팀에 헌신하는 선수,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이 머리 속에 있다는 점이 (예전과)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많은 기대 속에서 새로운 팀이 출발하면 좋겠지만 지금은 우려와 비판 속에서 출발하는 상황이다.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여러 비판은 감수하면서 나아가야 할 것같다. 항상 겸손하게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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