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지붕 쓰고 핫해졌다…MZ 사로잡은 해방촌 힙스터 성지
서울시가 올해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9개를 29일 발표했다. 올해 42회를 맞이한 이 상은 국내 건축 분야 상 중에서 역사가 깊고, 그만큼 최고 권위의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최종 후보작 공개 발표회에는 483명의 시민이 참여해 열기가 뜨거웠다.
대상작으로는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을 탈바꿈한 프로젝트 ‘클라우드(CLOUD)’가 선정됐다.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와 큐엔파트너스건축의 작품으로 낡고 오래된 시장의 기존 아케이드를 철거하고 비닐 신소재인 ETFE 필름으로 만든 아케이드를 설치해 MZ들의 힙스터 거리로 변신시켰다. 투명한 지붕을 통해 빛과 바람이 통과돼, 시장 아케이드 구조의 틀을 깨는 새로운 모범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두 작품으로 낡은 주차장 한층을 리모델링한 강남구 ‘웰에이징센터(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와 성북구 ‘오동숲속도서관(운생동건축사사무소)’이 수상했다. 웰에이징센터는 선릉 옆 주차장 한 개 층을 리모델링해 건강진단, 식단, 운동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노년층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낮은 층고의 주차장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세밀한 공간 구성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동숲속도서관은 기존 목재 파쇄장이 있던 자리에 들어서 건립과 동시에 일대 환경을 탈바꿈시켰다. 공원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도서관이자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은 구로구에 들어선 카페 ‘9로평상(이뎀건축사사무소)’, 공유주택인 ‘서교동 공유복합시설(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신사스퀘어(예림종합건축사사무소)’, ‘연의생태학습관(구보건축사사무소)’, ‘원서작업실(종합건축사사무소시건축)’이 수상했다.
그 외에 용산구 해방촌에 지어진 ‘경리계단길(요앞건축사사무소)’은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어려움 도심 환경에서도 자투리땅의 한계를 잘 극복한 건축가의 노력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상이다.
서울시는 1일부터 한 달간 수상작 9개 작품을 대상으로 시민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종 2개 작품을 뽑아 시민공감특별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심사위원 평가와는 별개로 일상에서 건축물을 가장 가깝게 이용하고 소통하는 시민이 뽑는 상이라 의미 깊다. 투표는 서울시 엠보팅 홈페이지(mvoting.seoul.go.kr)와 모바일 웹을 통해 진행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울시 건축상은 올해로 42주년을 맞이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상으로, 올해는 특히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건축물들이 많이 참여했다”며 “서울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기여해 주신 건축가에 대한 많은 추천과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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