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더 잘하네…로하스 비결? "매일 노력하고 연구 중"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참 잘한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결승 홈런을 터트리는 등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팀의 4-3 역전승과 위닝시리즈, 공동 4위 도약에 앞장섰다.
로하스는 0-3으로 끌려가던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 안타를 쳤다. 8회초에도 좌전 안타로 문을 열었다. 강백호의 좌전 안타에 2루, 김상수의 2루 땅볼에 3루로 진루했다. 이어 문상철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KT는 오재일의 적시타까지 더해 8회초에만 3득점을 올리며 3-3 동점을 이뤘다.
9회초 로하스가 한 번 더 팔을 걷어붙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삼성 구원투수 김재윤과 맞붙었다. 볼카운트 2-2서 5구째, 146km/h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비거리 125m의 우중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시즌 25호 아치로 4-3 점수를 뒤집었다. 이 한 방이 결승타가 됐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KT에서 맹활약했던 로하스는 올해 KT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로 복귀했다. 여전히 엄청난 타격 능력을 자랑 중이다. 총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5(391타수 131안타) 25홈런 80타점 78득점, 장타율 0.593, 출루율 0.432, OPS(출루율+장타율) 1.025, 득점권 타율 0.322(90타수 29안타) 등을 뽐냈다.
리그 장타율 2위, 출루율 2위, OPS 2위, 득점 2위, 타점 공동 2위, 안타 3위, 홈런 3위, 타율 7위에 골고루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화력이 더 뜨거워졌다. 7월 17경기서 타율 0.408(71타수 29안타) 4홈런 12타점을 선보였다. 직전 10경기에선 타율 0.450(40타수 18안타) 4홈런 7타점을 빚었다. KT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KT는 7월 17경기서 13승4패로 10개 구단 중 승률 1위(0.765)를 차지했다.
승리 후 만난 로하스는 홈런 상황부터 설명했다. 그는 "김재윤은 KT에 있을 때부터(2015~2023년) 굉장히 좋은 선수였고, 훌륭한 능력을 갖췄다. 김재윤이 가진 가장 좋은 구종이 패스트볼이라 기다리고 있었다"며 "계속 포크볼로 카운트를 잡아서 패스트볼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패스트볼을 던져줘 제대로 반응할 수 있었다. 그게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타임을 요청하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어떤 구종을 노릴지 생각하다 패스트볼 타이밍에 방망이를 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늦지 않고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시즌 내내 꾸준히 잘해주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로하스는 "과거 KBO리그에서 뛸 때부터 많은 투수들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새로 보게 된 선수들도 있다. 처음 보는 투수들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로하스는 "매일 훈련할 때 부족하거나 조정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보완해 맞춰 나가려 한다. 경기 중 잘 안 되는 게 있을 때는 그대로 방치하지 않고 계속 잡아가려고도 한다"며 "그래서 조금 못하더라도 빨리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듯하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덩달아 KT도 승승장구 중이다. 로하스는 "계속 위닝시리즈를 하고 있다는 게 무척 중요하다. 승리의 분위기가 꾸준히 연결되는 게 모든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가장 큰 이유다"며 "(유격수) 심우준이 제대해 팀에 합류했는데 이것도 우리가 이기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전했다.
후반기에 접어들었고 날도 무더워지고 있다. 로하스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엄청 신경 써서 치료 및 관리를 해주신다. 또한 잠도 충분히 자려 한다"며 "날씨가 덥다 보니 수분을 최대한 많이 섭취하려고도 한다. 그런 것들이 합쳐져 회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로하스의 질주는 계속된다.
<에필로그>
경기 종료 후 로하스는 중계방송사와 먼저 수훈선수 인터뷰를 진행한 뒤 취재진을 만났다. 약 15분이 넘는 시간 동안 로하스의 인터뷰가 끝나길 기다린 이가 있다. 팀 동료인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이다. 로하스에게 축하의 의미로 물을 뿌리기 위해 생수 한 병을 들고 하염없이 대기했다.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로하스는 벤자민에게 "아직은 아니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 인터뷰부터 하겠다"고 말하며 간곡히 설득했다. 마음씨 좋은 벤자민은 로하스의 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대신 물병을 들고 로하스의 바로 옆에 섰다. 벤자민은 "나 물 뿌리는 거 아니다. 그냥 옆에 서 있는 것이다. 인터뷰를 듣는 것뿐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로하스가 모든 인터뷰를 끝내자, 벤자민은 그제야 물 한 병을 얌전히 부은 뒤 라커룸으로 향했다.
사진=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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