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기자회견] '2701호'와 '탁구게이트' 거친 대표팀, 홍명보식 문제의식과 처방은?

김정용 기자 2024. 7. 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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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은 최근 대표팀에서 불거진 내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첫 기자회견부터 해결책을 들고 나왔다.


29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신임 국가대표 감독의 첫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가 홍 감독 내정을 발표한 뒤 홍 감독은 울산HD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공식 인터뷰에서 대표팀 부임에 대한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외국인 코치 선임 및 해외파 면담을 위해 출장을 떠나면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표팀 부임에 대해 차분하고 길게 이야기할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홍 감독은 A4 용지 8장 분량의 취임 소감 및 운영방침을 준비해 왔다. 울산HD를 비롯한 K리그 팬들에게 중도에 떠나 미안하다는 사과를 한 뒤 대표팀 감독직 수락 이유, 대표팀의 운영과 전술적 방향성,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 대표팀이 노리는 목표와 가치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홍 감독은 질의응답 중 대표팀 감독직을 받아들인 이유에 대한 보충설명을 요구받자 최근 대표팀의 혼란상을 거론했다. "일련의 상황들에 마음이 아팠다. 예를 들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있었던 여러 문제점들, 그리고 이번 아시안컵에서 있었던 여러 부분들까지 안타까워했다. 제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임생 이사의 말씀에 제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고민을 계속 하다보니 누군가는 이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건 제가 아니어도 더 훌륭한 분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게 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있었떤 문제점은 일어난 손흥민 개인 트레이너 대표팀 개입 및 내부 갈등, 일명 '2701호 사건'을 의미했다. 아시안컵에서 있었던 일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대회 도중 충돌 및 갈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이어진 질문에서 기자가 "월드컵에서 있었던 일은 2701호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이 내놓은 처방은 수평적인 관계다. 홍 감독은 대표팀의 운영과 전술적 방향으로 존중, 대화, 책임과 헌신, 세 키워드를 제시했다. 특히 존중의 의미에 대해 "앞으로 대표팀은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관계가 될 것이다. 선수는 스태프를, 스태프는 선수를 존중해야 한다. 선수끼리도, 스태프끼리도 마찬가지다. 각자 위치에서 지켜야 할 선을 지킨다"고 말했다. 이 점 역시 월드컵 당시 일부 선수들이 스태프의 배제를 요구하는 등 갈등을 겪었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대표팀의 목표와 가치를 이야기할 때도, 대회 도중 팀 내부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역량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잠복해 있던 리스크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이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팀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각자 헌신하고 희생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된다. 대표팀이라면 그런 위기돌파를 축구팬과 국민들에게 보여드려야 한다.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축구팬들은 2701호 문제 등을 거친 대표팀이 홍 감독을 선임한 만큼 강한 리더십을 예상했는데, 방금 수평적인 리더십을 이야기한 점'에 대해 질문이 던져졌다. 그러자 홍 감독은 "난 원래 그런 사람이다. 딱딱한 이미지는 있지만 수평적인 걸 좋아한다. 여러분이 말씀하시는 카리스마 그런 건 제 하나의 특징일 뿐 모든 걸 대변하진 않는다. 저는 예전 팀부터 꾸준하게 그렇게 해 왔고 지도자 생활을 하며 반영을 해 왔다"며 수평적인 운영은 익숙하다고 이야기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홍 감독은 대표팀의 응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건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팀에서 중요한 건 역시 팀이다. 팀이 얼마나 강한지는 응집력이 있냐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재능 있는 선수가 많은 팀일수록 이길 확률은 높다. 그게 꼭 승리를 가져온다는 확신을 갖긴 어렵다. 팀이라는 건 문화도 있어야 하고, 정신도 있어야 하고, 정체성도 있어야 한다. 그게 다 맞아떨어져야 정말 강한 팀이 된다"며 대표팀을 여러 차원에서 강화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우려에 대해 예상은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팀 운영을 좋아하진 않는다." 선수들을 무리하게 휘어잡으려다 역효과를 내진 않겠다고 홍 감독은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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