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책위의장 놓고 친한 vs 비한 신경전…사무총장엔 서범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서범수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박정하 비서실장에 이은 두 번째 임명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한 대표와 러브샷을 나누며 당의 단합을 당부한 뒤에도 당내 친한계와 비한계의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화에 유연하면서도 어려운 일에 앞장서는 서범수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했으면 한다”며 인선을 공개했다. 재선의 서 의원은 지난해 나경원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연판장 사태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비서실장도 역임하는 등 친윤 색채가 옅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심이 집중되는 정책위의장 인선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헌·당규상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에게 임면권이 있지만, 임기가 1년으로 규정돼 당헌·당규 해석 논란이 인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황우여 비대위 시절 추경호 원내대표 당선에 맞춰 지난 5월 임명됐다.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당내에선 정 의장의 교체 여부가 향후 당정 관계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거란 관측이 많다. 한 대표는 “인선의 기준은 ‘선민후사’”라며 “국민께 봉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신중하고 차분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직 인사를 둘러싼 친한계와 비한계의 장외 공방 역시 정 의장에 집중되고 있다. 한 대표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정광재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임명직 당직자는 사의를 표해왔던 게 관행”이라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는데, 정 의장도 재고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라고 압박했다. 반면 친윤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표가 정책위의장을 바꾸려고 하고, 임기 1년 규정이 있는 정책위의장이 물러서지 않을 경우에는 굉장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상임전국위원회에 당헌·당규 해석을 받자”고 제안했다. 당사자인 정 의장은 사퇴 촉구 의견에 대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 아니겠냐”며 말을 아꼈다.
선거 기간 불거진 네거티브 공방의 여진도 계속됐다.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환멸 곱하기 환멸을 느꼈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스스로 퇴출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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