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HD, 김판곤 카드로 반등 분위기 만들까
[곽성호 기자]
▲ 지난 28일, 울산 HD 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판곤 감독 |
ⓒ 대한축구협회 |
리그 3연패로 향하는 과정이 이리 험난하다. 최근 2연패와 함께 리그 4위로 추락한 울산 HD는 후반기 김판곤 감독과 함께 반등할 수 있을까.
울산 HD는 25라운드 종료 기준 12승 6무 7패 승점 42점으로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홍명보 감독 지휘 아래 리그 2연패를 달성하며 '울산 천하'를 외쳤지만, 이번 시즌 상황은 다르다.
라이벌 전북 현대가 강등권으로 추락했으나 선두 김천 상무를 비롯해 포항 스틸러스, 강원 FC와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 지난해 시즌 초반 연승 행진을 통해 손쉽게 선두 자리를 쟁취했던 것 과는 달리, 이번 시즌에는 25경기 만에 7패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사령탑 이탈까지 이어졌다. 지난 2021시즌 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홍 감독은 지난 10일 광주 FC전을 끝으로 사령탑을 내려놓았다. 사유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홍 감독의 갑작스러운 대표팀 이동으로 울산은 흔들렸고 이경수 코치가 대행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3경기서 1승 2패로 무너졌다.
울산의 빠른 결단, 말레이시아에서 나온 김판곤 감독
사령탑 이탈과 이어진 연패 속 울산은 빠른 결단을 내렸다. 감독 공백 장기화를 우려한 울산은 재빠르게 사령탑 선임 과정에 나섰고 결국 약 2주의 시간 끝에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에서 사임한 김판곤 전 국가대표팀 감독선임위원장을 선임했다.
2004년 선수 은퇴 이후 부산 아이파크에서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쌓은 그는 홍콩에서 클럽 사우스 차이나 AA, 홍콩 23세 이하, A대표팀의 감독직을 수행했다. 동시에 행정가로서도 면모를 뽐낸 김 감독은 2011년 경남FC 수석 코치로 활동한 바가 있다.
이후 다시 홍콩으로 건너가 클럽과 대표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했던 김 감독은 2017년 대한축구협회(KFA) 감독선임위원장으로 선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을 비롯해 연령별 대표팀에 김학범, 김은중, 정정용과 같은 유능한 감독을 선임하며 한국 축구의 부흥기와 전성기를 다시 이룩하기도 했다.
협회에서 안정적인 행정 실력으로 국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던 김 감독은 다시 해외 도전에 나섰다. 지난 2022년 1월,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그는 인상적인 게임 모델과 말레이시아에 적합한 전술을 제시했다. 이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말레이시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이끌었고 비록 조별 탈락을 맛봤지만, 3차전 대한민국을 상대로 무려 3골을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3승 1무 2패 승점 10점으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단 1점이 부족해 최종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김 감독과 말레이시아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지난해 연말 재계약 합의에 성공했던 김 감독과 말레이시아였으나 결국 계약을 해지했다.
▲ 울산 HD |
ⓒ 대한축구협회 |
울산 부임한 김 감독, 우선 과제는?
울산 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이제 29일 귀국해 본격적으로 업무에 착수한다. 시즌 도중 부임이지만, 시간은 충분하다. 지난 28일 포항 스틸러스와 김천 상무의 25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K리그 1은 2주 간의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2주라는 시간이 충분히 부여된 만큼 김 감독이 울산에 적응하고 색깔을 입힐 수 있게 된 것이다.
울산에 부임한 김 감독의 우선 과제는 바로 팀 안정이다. 사령탑 이탈로 인해 내외부적으로 크게 혼동이 있었던 울산은 최근 2연패를 기록하며 4위까지 하락했다. 이에 더해 최근 FC서울과 트레이드 논란이 겹쳤던 울산은 바람 잘 날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팀 안정과 함께 전술적인 부분도 수정해야 하는 김 감독이다. 김도훈-홍명보 감독을 거치며 점차 전술의 디테일을 더해갔던 울산은 이 대행 체제에서 잠시 과도기를 겪고 있다. 3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치고 있으며 실점은 3실점으로 수비에서 흔들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선보였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축구 색깔을 울산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를 거쳐 생애 첫 K리그 감독직을 수행하는 김판곤 감독이다. 리그 3연패 적신호가 켜진 울산의 지휘봉을 잡고 과연 그는 어떤 성과를 기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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