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밴스 부통령 후보 지명…막후는 실리콘밸리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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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출신 J.D. 밴스 상원의원을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등극시킨 배후에는 실리콘밸리의 보수 성향 '큰손'들이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밴스 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수 있도록 뒤에서 조용히 압력을 행사한 실리콘밸리 내 소규모 집단이 있다"며 테크 기업인 데이비드 삭스, 벤처 투자가 피터 틸, 제이콥 헬버그 등을 그 배후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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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 벤처 업계 입문 당시 고용주·멘토 역할
'흙수저' 출신 J.D. 밴스 상원의원을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등극시킨 배후에는 실리콘밸리의 보수 성향 '큰손'들이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밴스 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수 있도록 뒤에서 조용히 압력을 행사한 실리콘밸리 내 소규모 집단이 있다"며 테크 기업인 데이비드 삭스, 벤처 투자가 피터 틸, 제이콥 헬버그 등을 그 배후로 지목했다. 특히 삭스와 틸 두사람은 과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페이팔을 이끈 초기 멤버로서, 이후에도 업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외신으로부터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기도 한다.
WP는 "이들은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가 발표되기 몇 주 전부터 '밴스 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조용히 준비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과 여러 차례 통화하면서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라는 요청을 받아 왔다"고 전했다. 또 "이들은 밴스를 백악관에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사절단으로 여긴다"며 "정부와 전통의 대기업은 혁신을 억제하지만, 실리콘밸리의 민첩하고 대담한 신생기업들은 국가에 이익을 가져온다는 교리를 퍼뜨리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출신인 밴스 의원은 트럼프 진영에서는 드물게 실리콘밸리 쪽과 탄탄한 인맥을 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피터 틸은 밴스 의원이 벤처 업계에 발을 들일 때부터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물심양면 후원을 아끼지 않은 고용주이자 멘토로 꼽힌다. 피터 틸은 과거 메타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오픈AI의 샘 올트먼에 대한 초기 투자로도 안목을 입증한 이력이 있다. 한 소식통은 "피터에게 있어서 밴스는 세대를 초월한 도박(generational bet)"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피터 틸을 비롯한 보수 진영 벤처 사업가들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자금을 댔으나, 집권 이후 과학 및 혁신에 무관심한 정책과 2021년 의회 난입 사태 등에 크게 실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과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고려 사항이었다는 후문이다.
WP는 "피터 틸은 밴스가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주목을 받으며 정계에 진출할 때는 물론 2022년 상원의원 출마 당시에도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피터 틸을 비롯한 이들 배후 세력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인 델 존슨은 "만약 벤처 투자자들이 대통령에게 접근하도록 놔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정경유착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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