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오르는데 원화는 왜 약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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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강세를 보이는 반면 우리 원화는 약세가 지속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엔화는 강세로 돌아선 반면 원화는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과 증시 약세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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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엔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 나타나는 중
최근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강세를 보이는 반면 우리 원화는 약세가 지속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엔화는 강세로 돌아선 반면 원화는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과 증시 약세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엔·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해 153엔대에서 거래 중이다. 이달초만 해도 161엔대까지 상승했던 엔·달러 환율은 2주 만에 약 5%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이 153엔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 초 이후 거의 3개월 만이기도 하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BOJ는 오는 30일과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BOJ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 만에 마무리한 데 이어 이달 추가 금리 인상을 고민 중이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국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나타난 것도 엔화 강세 요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달러로 바꾼 뒤 달러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미일 금리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자 엔 캐리 자금이 빠져나가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영향도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 중순 일본 외환당국이 5조엔(45조원) 이상의 자금을 외환시장에 투입해 엔화 절상을 유도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윤정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엔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시각 변화와 내수 회복 기대, 달러 약세 등으로 엔화 가치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엔화 강세 압력이 나타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 원화는 여전히 약세를 지속 중이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소폭 오른 1385.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내내 연중 최고치 수준인 1380원대 전후에서 등락 중이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것은 미국과 중동 등 대외 정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우리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한국의 대미 수출 및 무역수지 등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이 원화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로 연결됐을 수 있다"며 "최근 이스라엘의 예멘 후티 반군과의 충돌 등 잔존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우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불안 역시 원화약세 요인이다. 최근 차익 실현 움직임을 보이는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 통화와 달리 최근 상승했는데 트럼프 집권에 대한 우려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 위안화 약세 등이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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