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증가폭 3개월째 5조 넘었다...당국 압박 안 먹혀

임철영 2024. 7. 2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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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늘어나는 가계대출 수요에 대응하고자 은행권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좀처럼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5조원대 증가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주담대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폭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시중은행을 한자리에 모아 적극적인 관리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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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주담대 잔액, 7월 들어 약 5조2600억원 ↑
주담대 증가규모, 5월 이후 3개월 연속 5조원 웃돌듯
금융당국, 은행권에 관리 압박…시중은행 잇달아 금리 인상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까지 막판 수요 우려

금융당국이 늘어나는 가계대출 수요에 대응하고자 은행권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좀처럼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5조원대 증가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557조4116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 552조1526억원을 기록했던 주담대 잔액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5조2600억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5조원대 주담대 증가 규모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다. 상반기에만 22조2604억원 늘어난 주담대 잔액은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담대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폭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시중은행을 한자리에 모아 적극적인 관리를 주문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1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시행 단계에서 은행권이 충실하게 제도를 적용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권도 잇달아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이 이달 초 주담대 금리를 가장 먼저 0.2%포인트 상향했고,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24일 일제히 0.2%포인트 인상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29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추가 인상한다.

대출 갈아타기 정책 효과를 톡톡히 봤던 인터넷전문은행도 금리 인상에 동참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9일과 23일에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고 카카오뱅크 역시 26일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 상향했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3일 서울 남대문의 한 은행 외벽에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금리 인상 결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바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당초 7월에 시행하려고 했던 스트레스 DSR 2단계를 9월로 연기한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에 따른 대출 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5대 금융 그룹이 올해 2분기와 반기 기준 깜짝실적을 기록한 배경은 대출자산 증가가 있었다. 농협을 제외한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원화대출금은 올해 들어서만 약 57조원 증가했다. 고금리 지속에 신용대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주담대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반드시 9월에 시행하겠다고 밝힌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 전까지 막판 대출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대체로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까지 주담대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최근 대출 금리 인상과 예고된 스트레스 DSR 강화 소식보다 집값 상승 추세가 심리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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