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진숙, 대전MBC사장 시절 법인차로 대학원 수업 참석 의혹

신상호 2024. 7. 2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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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기사 법카로 10여차례 서강대 주차장 결제... 주차장 결제 전후로 인근 음식점 이용도 확인

[신상호 기자]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틀에서 사흘로 연장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 유성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대전 MBC 사장을 하면서 서강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수행기사 법인카드로 10여차례나 서강대 주차장 주차료를 결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주차장을 이용했던 당일, 이 후보자는 서강대 주변 레스토랑, 일식집, 술집 등에서 수십차례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사적 유용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진숙 후보자는 대전 MBC 사장 시절(2015년 3월~ 2018년 1월), 서울 마포구에 소재한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석사(2015년~2017년),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2017~2018년, 2020년 졸업) 과정을 밟았다. 해당 대학원은 야간 수업으로 진행되는 과정이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27일 대전 MBC 현장 조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확보한 이 후보자 수행기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3년치(2015~2018년)를 분석한 결과, 당시 이 후보자의 수행기사 법인카드로 서강대 주차장 이용료가 10여차례 결제했다. 

날짜별로 보면 2015년 3월 14일, 2015년 4월 21일, 2015년 9월 9일, 2016년 6월 23일, 2016년 12월 13일, 2017년 3월 8일, 2017년 4월 18일, 2017년 6월 14일, 2017년 8월 22일, 2017년 11월 24일 등이며 2017년 8월을 제외하면 대학원 학기가 진행되는 시기로 분류할 수 있다.

카드결제는 대부분 야간대학원이 수업을 마치는 시간대인 오후 9시~10시에 이뤄졌다. 카드 결제 가맹점은 서강대 주차장 관리 용역을 맡은 '서강국제학사(유)'(주소 - 서울 마포구 신수동 1)로 표기돼 있으며, '카드 전표'란에는 '출장중 주차료'로 명기돼 있다. 당시 이 학교의 주차료 결제는 출차시 차단기 앞에서 카드결제를 하는 방식이어서, 주차장 결제 시각은 차량이 주차장을 빠져나간 시점과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6~2017년 이 후보자의 법인차 운행기록부를 보면 법인카드로 서강대 주차장 이용료가 결제됐던 날은 모두 '출장' 운행으로 기록돼 있었다. 행선지가 기록된 2017년에는 해당일자 모두 출장지가 '서울'로 명기돼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가 서강대학원 재학 시절, 수행기사가 운전하는 대전MBC 법인차량을 타고, 대학원을 다녔을 가능성이 높다.  MBC 윤리강령 사규 제9호 '공정한 직무수행-직업윤리 준수'를 보면 임직원은 업무용 차량 등 회사 소유 재산을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서강대 주차장 결제 날, 인근에서 법카 사용 확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벌였던 대전MBC 등의 현장검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2024.7.28
ⓒ 연합뉴스
 
이밖에 주차장 결제와 비슷한 시각, 서강대 인근에서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결제 내역도 발견됐다. 

이중 20만원 이상 고액 결제 내역만 추려보면, 2015년 4월 21일 오후 9시 52분경 공덕역 인근 레스토랑에서 38만 4450원이 결제됐다. 레스토랑을 결제하기 50분 전인 오후 9시 5분에 주차료 결제가 먼저 이뤄졌다. 2017년 6월 14일에는 오후 8시 47분경 주차료 결제, 1시간 뒤인 오후 10시경 일식요리집에서 28만 75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만원 미만 결제 내역을 보면, 2016년 12월 13일 오후 11시 40분경 프랜차이즈 술집에서 7만5000원(주차료 결제는 당일 오후 4시), 2017년 4월 18일 오후 9시 38분경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1만 1500원(주차료 결제 시간 9시 31분)이었다 .

2017년 8월 22일에는 오후 7시 24분 주차료 결제가 이뤄지고, 오후 8시 19분 마포 해장국집 2만 1000원, 오후 10시 23분경 마포 한정식집(1만 2000원), 오후 11시 32분 맥주전문점에서 9만 2300원 등 3건의 결제가 이뤄졌다. 

지난 2017년 11월 28일 오후 7시 8분께 서강대 인근 설렁탕집에서 법인카드를 결제하고, 1시간 30분 뒤(오후 8시 38분) 주차장 결제가 이뤄졌다.

김성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이 후보자가 계속 주장한 것처럼 업무상 관계자들을 서강대 인근에서 만났을 수도 있겠지만, 대학원을 다니는 용도로 법인차와 법인카드를 썼다면 그것은 형법상 횡령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법인카드 사용용처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거나 말이 바뀌고 있고, 법인차량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면서 "다음달 2일 이 후보자를 국회 증인으로 채택해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자는 28일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방통위 출입기자들에게 전체 메일을 보내 "법인카드는 주어진 한도 내에서 내부 규정에 맞게 사용했으며 세부 증빙은 실무자가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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