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닭인데… 치킨이 삼계탕보다 더 올랐다

김윤 2024. 7.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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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25일 중복을 맞아 삼계탕집을 찾았다.

김씨는 29일 "삼계탕은 1만5000원정도면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 요즘 치킨은 배달비까지 하면 2만원대 중반이라 비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으로 최근 일부 식당에서 '삼계탕 2만원' 시대가 열렸지만, 복날을 앞두고 가격 상승세는 삼계탕보다 치킨이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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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중심 가격 상승 여파”
지난 14일 초복을 앞두고 시민들이 서울의 한 삼계탕 가게 근처에서 줄을 서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에 사는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25일 중복을 맞아 삼계탕집을 찾았다. 복날을 맞아 몸보신을 하겠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평소 즐겨먹던 치킨 가격이 점점 부담스럽던 차에 ‘이 가격이면 삼계탕을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29일 “삼계탕은 1만5000원정도면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 요즘 치킨은 배달비까지 하면 2만원대 중반이라 비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으로 최근 일부 식당에서 ‘삼계탕 2만원’ 시대가 열렸지만, 복날을 앞두고 가격 상승세는 삼계탕보다 치킨이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항목 가운데 삼계탕은 119.24로 1년 전(117.01)보다 1.9% 올랐지만, 치킨은 같은 기간 119.05에서 124.86으로 4.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놓고 물가 변화를 나타낸 지수다.

치킨 가격 상승엔 인건비 등 전반적인 비용 증가와 함께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BBQ는 지난 5월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리는 등 23개 제품 가격을 6.3% 인상했다. 지난해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조사에 따르면 3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 BBQ, 교촌치킨의 지난 3년 평균 가격 인상률은 12.6%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유명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이뤄졌던 점이 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계탕 가격 상승세도 만만치는 않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전국 16개 시·도(세종시 제외)의 평균 삼계탕 가격은 1만5919원이었다. 일부 유명 식당의 삼계탕 가격은 2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치킨은 가격 인상 폭이 더 큰 데다, 배달료 등 부가 비용이 붙으며 상대적으로 소비자 부담이 더 증가하는 구조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건비와 유통 비용, 높은 임대료 등이 치킨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부담이 계속 증가할 경우 소비자들은 이를 대체할 다른 음식을 적극적으로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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