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FOMC, 美 통화정책 변곡점 되나…"9월 0.5%P 인하 전망도"(종합)

뉴욕=권해영 2024. 7. 29.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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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 5.25~5.5% 동결 유력
물가 둔화·고용 냉각에 9월 인하 시그널 전망
7~9월 지표 따라 9월 0.5%P 인하 관측도

이번 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년여 넘게 긴축을 지속한 미 통화정책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오는 9월 금리 인하 시그널을 보낼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미 경제 지표가 악화될 경우 Fed가 9월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월가에 따르면 Fed는 오는 30~31일 열리는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8연속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이번 주 회의에서 9월 통화정책 전환 신호를 보낼 지다.

블룸버그 통신은 "Fed가 수개월 내 차입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며 "견고하지만 둔화되는 고용시장이 위태로워질 위험이 커지면서 파월 의장이 이번 주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봤다. 미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회의는 당분간 가장 중대한 회의가 될 것"이라며 "이번에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상황으로 Fed 당국자들이 9월에 열리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강조해 왔지만, 이달 들어 고용시장 둔화 위험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지금까지 물가 안정에만 방점을 찍어 왔다면, 앞으로는 완전고용이란 목표 달성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서서히 옮기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노동시장에 대해 "과열되지 않은 강력하고 견조한 상태"라며 "인플레이션 위험과 고용 위험이 균형을 이뤘다고 믿는다"고 진단했다.

Fed가 당장이라도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은 갖춰졌다는 평가다. 미국의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5% 상승해 전월(2.6%) 대비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6% 올라 전월 상승률과 같았다. 인플레이션 진정과 동시에 그동안 물가를 자극해 온 고용시장도 냉각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실업률은 6월 기준 4.1%로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앞서 2022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오판해 물가 대응에 늦었다는 비판을 받아 왔던 만큼, 이번에는 고용시장 둔화에 너무 늦게 대응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다만 미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 Fed로서는 두 달 가까이 물가와 고용지표 추이를 확인할 여력이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2.8%로, 직전 분기(1.4%)의 두 배에 달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어느 시점에 제약적인 정책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하할 방법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Fed 당국자들이 7월과 9월 사이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일 발표되는 미 노동부의 7월 고용보고서도 Fed가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Fed 당국자 대부분은 7월 회의에서 완전고용 둔화 위험과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거의 균형을 이뤘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며 "조만간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는 데 광범위한 합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Fed가 7월 금리를 동결한 후 9월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7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4.7%, 9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00% 반영 중이다. 이 가운데 9월 금리를 0.5%포인트 이상 낮출 가능성은 11.3%를 나타내고 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잭 맥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노동 약화 징후가 (7~9월 사이에) 늘어나면 경제가 더 악화됐다는 뜻이고 Fed는 금리를 더 많이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의 조지 곤칼베스 미국 거시경제 수석은 "9월까지 경제가 약화된다는 징후가 더 많이 나타나면서 Fed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Fed가 더 오래 기다릴 수록 나중에 더 많은 것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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