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중의 아메리카 편지] 미국의 여성 정치인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가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대선후보에서 사퇴하면서 현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를 후보로 지지했다. 그리하여 해리스는 올해 말 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대선에서 맞붙게 될 듯 보인다. 이로써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과 대결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민주당에서 지명된 여성 후보와 대결하게 됐다. 미국 역사상 여성 대선후보는 1872년 빅토리아 우드홀을 비롯해 종종 있었지만, 사실상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는 주요 정당 공식 후보로는 미세스 클린턴이 처음이었고, 해리스가 두 번째다. 여성을 대하는 공적인 태도가 여러 번 문제시된 트럼프가 또다시 여성 후보와 대결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역사적으로 여성들은 정치적인 무대에서 소외됐고,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리스에 비해 로마시대 때는 재산 소유권을 비롯, 전반적으로 여성의 권리가 개선됐다. 공식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도 황후나 황태후로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다.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아내로 최초로 ‘아우구스타’라는 명칭을 얻은 리비아 드루실라의 경우 가문의 모든 사업과 부동산은 물론 남편 부재중 국가 행정도 맡아 운영했다. 그리고 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인 티베리우스를 황제로 올렸다. 리비아 외에도 클로디우스 황제의 아내인 율리아 아그리피나, 셉티미우스 세베루스의 아내인 율리아 돔나 등 왕가의 여성으로 권력을 휘두른 예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귀족도 아닌 민간인 출신으로 폼페이에서 상당히 유명해진 사업가 에우마키아도 주목할 만하다. 시 중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대형 공공건축물(사진)을 세웠고, 그 안에 지지자들이 세운 그녀의 조각상이 전해진다. 그동안 여성 대통령이 배출되지 않은 미국에서 유권자들이 이번엔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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