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원자재·운임까지 상승…잘 달리던 K타이어 고심
호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국내 타이어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원자잿값·운임까지 상승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타이어 3사(한국·금호·넥센)의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었다.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977억원,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1539억원·579억원이다. 3사 합산 매출 추정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다.
타이어 3사는 지난해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전기차용 고부가가치 상품을 확대하며 질주를 이어왔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마진율이 높다. 여기에 2~3년 전 전기차의 판매량이 확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타이어 교체 주기가 돌아오며 수요가 늘었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로 글로벌 신차 시장이 축소됐고, 전기차 캐즘까지 확산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인 고무 가격과 운임 등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줄었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고무값(국제 선물계약 가격)과 해상운임은 연초보다 각각 5%·82% 올랐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중국 타이어 회사들의 맹추격도 만만치 않다. 타이어 제조 기술력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가, 비야디(BYD) 등 중국산 전기차를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으로 속속 나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타이어회사 ZC루버는 글로벌 9위 수준이다. 한국타이어(7위)가 소폭 앞서고 있지만, 금호(15위)·넥센(20위) 등은 뒤져있다는 평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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