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명’…이변없는 민주당 전대

김정재 2024. 7. 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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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운데)가 28일 충남 교통연수원에서 열린 충남도당 합동연설회에서 유권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김두관 당 대표 후보. 프리랜서 김성태

“이렇게 재미없는 재방송을 앞으로 6번이나 더 봐야하나”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경선전이 반환점을 돈 28일 당내 중진의원이 내놓은 관전평이다. 총 15곳 지역 중 이날까지 진행된 9곳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90.41%·누적합계)의 독주와 최고위원 후보들의 노골적인 ‘명비어천가(이재명+용비어천가)’가 이어지자 당내에서는 자조 섞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충남 순회경선에서 이 후보는 88.87%를 득표하며 2위 김두관 후보를 1만 표 이상 따돌렸다. 이 후보는 이어진 충북 순회경선에서도 88.9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김 후보의 득표율은 8.36%(누적합계)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후보와 각을 세우며 강성 지지층을 비판 중인 김 후보는 “소수의 ‘개딸(이 후보 강성 지지층)’이 민주당을 점령했다”(27일)라거나 “과거 북한하고 대결해야 하니까 유신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전체주의적 사고다”(28일) 등의 강성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경선장에서는 호응보다는 고성과 야유가 더 컸다. 득표율 반등에도 실패했다. ‘친명’을 앞세운 최고위원 후보들도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정봉주 후보)라거나 “열성 당원들을 모독하는 것이다”(김병주 후보)라며 일방적인 ‘구대명’(90%대 득표율의 대표 이재명)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주당 당직자는 “남은 3주도 이렇게 간다면 전체주의 정당 이미지만 고착화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처럼 결과를 한번에 발표하는 게 더 나을 뻔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지난 23~25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5%와 27%로, 오차범위(± 3.1%포인트) 밖인 8%포인트 격차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 대표 경선과 달리 최고위원 선거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정봉주·김민석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접전 중이다. 2주차(울산·부산·경남·충남·충북) 경선에서는 김 후보가 정 후보를 3~4%가량 앞섰다. 누적 득표율은 1주차에서 크게 앞선 정 후보(19.03%)가 김 후보(17.16%)보다 우위에 있다.

다만 순위와 관계없이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도 모두 “이재명을 반드시 대통령으로 만들겠다”(전현희 후보)라거나 “이재명을 검찰로부터 지켜내겠다”(민형배 후보)는 등 ‘명비어천가’를 외쳤다. 민주당 의원은 “‘컨벤션 효과’는 차치하고 당 지지율이 안 떨어지면 다행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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