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일본 백화점의 다양한 실험 [JAPAN NOW]
일본 주요 백화점 가운데 하나인 다카시마야(高島屋)는 여름 세일 직후에 여름옷 정가 판매에 나섰다. 통상 2주간의 여름 세일 기간에 여름옷 재고를 처리한 뒤 가을옷 판매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세일이 끝난 7월 10일부터 여름 신상품을 들여와 판매를 시작했다.
시마마와리 유키코 다카시마야 부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세일이라고 옷을 많이 사는 소비자도 줄어든 데다 9월까지 더운 날이 계속되기 때문에 가을옷을 진열하는 게 도움이 안 된다”며 “소비자가 당장 입고 싶다고 생각하는 여름옷을 진열해 정가에 판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백화점 여름 세일 매출은 올해 감소 추세다. 다카시마야의 경우 의류 매출에서 세일 품목은 3% 감소했지만 정가 판매 제품은 15% 늘었다. 다이마루(大丸)도 세일 제품 판매는 20%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정가 제품 판매는 20% 늘었다.
중산층 감소에 매출 축소 타개책 고심
이런 소비 의식 변화에 지구온난화 등까지 겹치면서 세일 시기를 아예 늦추는 백화점도 나오고 있다. 마쓰야(松屋) 긴자점은 통상 6월 말 진행하던 세일을 올해는 3주가량 늦은 7월 19일에 시작했다.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일 정도의 사건이다. 기후변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굳이 세일을 하지 않아도 여름옷이 잘 팔린다는 판단에서다.
백화점 업계는 방문 고객을 늘리기 위한 복합개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일본 1위 백화점 계열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는 삿포로 중심부의 2개 점포에 대한 재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백화점을 단순히 현대식 건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백화점에 호텔과 사무실, 레지던스 등을 묶은 복합형 시설로 재개발하는 것이다. 재개발은 이르면 2030년부터 시작된다.
일본 단일 백화점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인 도쿄의 이세탄 신주쿠 본점에 대한 재개발도 시작된다. 지난해(2023년 4월~2024년 3월) 이곳의 매출은 4110억엔(약 3조6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 매장이다. 이세탄 신주쿠 본점은 고층화를 통해 백화점 위에 사무실과 호텔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매장 구성을 적극적으로 변신시키는 곳도 나왔다. 일본 소비를 지탱해왔던 중산층이 줄어들면서 이들이 주로 구입한 의류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은퇴한 베이비붐세대가 늘면서 일본 내 중산층 비중은 최근 50%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거품 경제 시기보다 6~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계 투자 펀드에 매각된 세이부 이케부쿠로는 내년 개장을 목표로 매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핵심은 중가대의 의류와 가구 판매 매장 등을 없애는 대신 루이비통이나 에르메스 같은 고급 명품 판매장을 적극 유치하는 분위기다. 또 백화점 지하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고급 식료품을 파는 매장으로 변신시킨다.
오사카의 한큐 우메다 본점에는 올해 가을에 1000㎡ 규모의 ‘VIP 살롱’이 들어선다. 고소득 계층을 겨냥해 이들을 위한 전용 쇼핑 공간이다.
[도쿄 = 이승훈 특파원 lee.seungh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9호 (2024.07.24~2024.07.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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