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김우민 해냈다!…한국 수영 최초 '준결승 동반' 진출→자유형 200m 예선 통과 "결승도 함께 간다" [파리 현장]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수영의 쌍두마차 김우민(23), 황선우(22·이상 강원도청)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수영이 같은 종목에 두 명을 올림픽 준결승에 올리는 첫 역사를 작성했다.
황선우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예선 4조에 출전, 1분46초13의 기록으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황선우는 이날 루마니아의 수영 괴물 다비드 포포비치, 루카스 앙보(벨기에), 루크 홉슨(미국), 토마스 테일(호주), 판잔러, 지신지에(이상 중국)와 같은 조에서 경쟁을 펼쳤다.
황선우는 첫 50m에서 24초46으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24초17을 기록한 포포비치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100m 구간까지 51초61로 2위를 지키면서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다.
황선우는 100~150m까지 1분19초04를 찍어 1분18초40을 기록한 포포비치 뒤를 바짝 쫓았다. 마지막 150~200m 구간에서는 앙보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4조 3위로 밀려나기는 했지만 페이스 조절 차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예선 출전 선수 전체 25명 중 4위를 기록, 16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에 여유 있게 성공했다.
전날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위에 올라 한국 수영 사상 올림픽 두 번째 메달 주인공이 된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도 자유형 200m 예선을 통과, 황선우와 함께 준결승에 함께 올랐다.
김우민은 자유형 200m 예선 2조에 출전, 1분46초64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전날 오전부터 늦은 밤까지 자유형 400m 게임을 소화한 뒤 휴식 시간이 짧았던 데다 주 종목이 아니었음에도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김우민은 호주의 맥시밀리언 줄리아니(1분46초15), 영국의 매튜 리처즈(1분46초19), 일본의 마쓰모토 카쓰히로(1분46초23)에 이어 조 4위를 차지했다. 예선 전체에선 12위로 준결승 무대에 안착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불모지'로 꼽혔던 한국 수영이 자유형 200m에서 두 명이나 동반 준결승 진출을 이뤄낸 건 대단한 성과다. 한국 수영이 같은 종목에서 두 명이 준결승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종목에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황선우와 이호준이 함께 결승에 오른 적이 있었다.
남자 자유형 200m 만큼은 호주, 영국 등 수영 강국들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줬다.
황선우와 김우민은 오는 29일 새벽 3시 46분에 나란히 준결승을 치른다. 여기서 상위 8명 안에 들면 결승에 오른다.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은 하루 뒤인 30일 새벽 3시 40분 열린다.
남자 자유형 200m는 황선우의 주 종목이다. 그는 2022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은메달,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목에 걸고 월드클래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지난 2월 2024 도하 대회에서 꿈에 그리던 세계수영선수권 금메달을 따냈다.
이제 황선우에게 남은 건 올림픽 메달뿐이다. 황선우는 올해 자유형 200m 기록 순위에서 1분44초75로 포포비치(1분43초13), 독일의 루카스 마르텐스(1분44초14), 리처즈(1분44초69)에 이어 4위를 기록 중이다.
황선우가 자유형 200m 포디움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자신의 최고 기록 1분44초40을 넘어 1분43초대에 진입해야 한다. 준결승까지 효율적인 체력 안배를 해야 하고 결승에서 경기 운영 전력도 더 가다듬어야 한다.
황선우는 지난 2021년 18세의 나이로 출전했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값진 경험을 쌓음과 동시에 적지 않은 아쉬움도 남겼다.
황선우는 당시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7초97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고 준결승에 진출, 준결승에서도 47초56으로 또 한 번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4위로 결승 진출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100m 결승에서도 선전했다. 47초82로 기록이 준결승보다 0.26초 덜 나오기는 했지만 이 종목 역대 아시아 선수 올림픽 결승 최고 성적인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황선우는 100m에 앞서 열린 자신의 주 종목 자유형 200m 예선에서도 펄펄 날았다. 1분44초62로 한국 신기록과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동시에 수립했다. 예선 전체 1위로 준결승에 진출,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준결승도 가뿐히 통과했다. 1분45초53으로 전체 6위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예선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와 컨디션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충분히 입상권 진입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최종 7위로 마감했다. 150m 구간까지 출전 선수 중 1위를 달리면서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잔여 50m 구간에서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졌다. 경험이 적다보니 오버페이스를 한 셈이다. 메이저 국제 대회 경험 부족을 절감하면서 아쉽게 3년 뒤 파리 올림픽을 기약했다.
황선우는 비록 도쿄 올림픽의 경험을 발판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자유형 200m에서는 '월드 클래스'라는 칭호가 결코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마침 절친한 선배이자 룸메이트 김우민이 지난 27일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좋은 기운을 듬뿍 받게 됐다. 김우민이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끊겼던 한국 수영 메달 맥을 다시 캐냈기 때문에 이제 황선우가 해낼 차례다.
둘은 지난 2월 세계선수권에서 동반 금메달을 거둬들인 적이 있다. 김우민이 경영 첫 날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우민의 금메달을 부러워하던 황선우도 이틀 뒤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우승했다.
황선우는 이날 자유형 200m 예선을 마친 뒤 "(김) 우민이 형과 준결승을 함께하게 돼 기쁘다. 준결승에서도 좋은 기록을 통해 둘이 같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며 "전날 우민이 형의 동메달이 한국 대표팀 전체에 좋은 기운을 준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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