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재방송 6번이나 더?"…컨벤션 효과 없는 '구대명' 민주당
“이렇게 재미없는 재방송을 앞으로 6번이나 더 봐야하나”
8·18 전당대회가 반환점을 돈 28일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이 내놓은 관전평이다. 총 15곳 지역 중 이날까지 진행된 9곳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90.41%·누적합계)의 독주와 최고위원 후보들의 노골적인 ‘명비어천가(이재명+용비어천가)’가 이어지자 당내에서도 자조 섞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컨벤션 효과’라는 단어는 수면 아래로 들어간 지 오래다.
28일 오전 충남 공주 교통연수원에서 열린 충남 순회경선에서 이 후보는 88.87%를 득표하며 2위의 김두관 후보를 1만 표 이상 따돌렸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북 청주 CJB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충북 순회경선에서도 88.9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김두관 후보의 득표율은 8.36%(누적합계)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후보와 각을 세우며 강성 지지층을 비판 중인 김 후보는 “소수의 ‘개딸(이재명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민주당을 점령했다”(27일)거나 “과거 북한하고 대결해야 하니까 유신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전체주의적 사고다”(28일) 등 강성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경선장에서는 이에 대한 호응보다는 고성과 야유가 더 컸다. 득표율 반등에도 실패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총구는 밖으로 향하자”며 “우리끼리 아웅다웅하지 말고 더 큰 세상을 향해 나가자”고 맞받았다. ‘친명’을 앞세운 최고위원 후보들도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정봉주 후보)라거나 “열성 당원들을 모독하는 것이다”(김병주 후보)라며 일방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당직자는 “남은 3주도 이렇게 간다면 전체주의 정당 이미지만 고착화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처럼 결과를 한번에 발표하는 게 더 나을 뻔 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후보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90% 넘게 득표하는 동안 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지난 23~25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35%와 27%로 오차범위(± 3.1%포인트) 밖인 8%포인트 격차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에서는 2021년 5월 전당대회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시 1위에 오른 송영길 후보는 35.60%를 얻어, 2위 홍영표 후보(35.01%)와 불과 0.59%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박빙 승부 때문에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당시 전당대회 경선 기간이었던 2021년 4월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당 지지율은 31%(4월 3주)→32%(4월 4주)→33%(4월 5주차)로 상승세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30%→28%→28%로 민주당보다 낮은 흐름이 이어졌다.
당 대표 선거와 달리 최고위원 선거는 비교적 경쟁이 치열하다. 정봉주 후보와 김민석 후보가 ‘수석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2주차(울산·부산·경남·충남·충북) 경선에서는 김 후보가 정 후보를 3~4%가량 앞섰다. 누적 득표율은 1주차에서 크게 앞선 정 후보(19.03%)가 김 후보(17.16%)보다 우위에 있다.
그 외 김병주(14.31%), 전현희(13.20%), 이언주(12.15%) 후보가 2주차 누적 득표율 기준으로 당선권에 들었다. 한준호(12.06%), 강선우(6.10%), 민형배(5.99%) 후보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다만 순위와 관계없이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도 모두 “이재명을 반드시 대통령으로 만들겠다”(전현희)라거나 “이재명을 검찰로부터 지켜내겠다”(민형배)는 등 ‘명비어천가’를 외쳤다. 흥행과 반전이 없는 전당대회에 대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렇게 재미없는 재방송을 앞으로 6개 지역에서 더 봐야 되는 거냐”며 “‘컨벤션 효과’는 차치하고 지지율이 안 떨어지면 다행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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