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달라" 선수들 불만 폭발…시험대 오른 저탄소 올림픽
‘저탄소 올림픽’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운 파리 올림픽이 개막 초반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먹는 것부터 잠자는 곳까지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시도가 선수들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더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영국 선수단이 채식 위주의 선수촌 음식에 불만을 터뜨렸다. 영국올림픽협회(BOA)의 앤디 앤슨 최고경영자(CEO)는 “계란이나 닭고기, 탄수화물 같은 음식이 충분치 않고 선수에게 생고기가 제공되는 등 음식의 질에도 문제가 있다”며 “며칠 내로 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영국 선수는“이번 올림픽은 지속가능성을 높였고 채식 중심이라고 하던데 붐비는 시간에 가면 닭고기 한 조각을 못 먹는다”고 했다. 이에 선수촌 음식 공급 업체인 소덱소 라이브는 “선수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음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렌치 프라이’ 없는 파리 올림픽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에 제공되는 식사에서 육류 비중을 크게 낮추고, 대신 식물성 식품을 두 배로 늘렸다. 선수와 자원봉사자, 관중 등 약 1300만 명이 먹을 것으로 예상되는 음식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선수촌에 제공되는 메뉴도 절반을 100% 채식으로 구성했다. 튀김기 사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감자튀김(프렌치 프라이)도 메뉴에서 뺐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이 커지자 각국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영국은 추가로 요리사를 불러오기로 했으며, 한국의 경우 고기 등을 담은 점심·저녁 도시락을 준비해 선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탄소 배출 절반으로” 성화도 바이오 연료 공급
조직위는 우선 건설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경기장을 비롯한 대회 인프라의 95%를 올림픽 기간에만 임시로 유지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인프라를 재사용하기로 했다.
올림픽 성화에도 바이오 연료를 공급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의 비중도 높였다. 이 밖에도 에펠탑 보수공사에서 회수한 철로 메달을 제작하고,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경기장 좌석을 만드는 등 환경친화적 올림픽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찜통 숙소·버스에 불만 속출…30일 폭염 예고
저탄소 올림픽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인프라와 함께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수송 부문에서 감축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캐나다 연구 기관인CIRAIG의 앤 드 보르톨리 연구원은 “탄소 발자국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교통과 관련된 것”이라며 “항공 여행과 파리 지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지하철 노선의 개통 지연 등으로 인해 탄소 배출량이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날씨도 변수다. 개막식부터 파리에 비가 내리면서 여름철 폭염의 열기를 식혀주고 있지만, 30일(현지시각)에 35도가 넘는 무더위가 예보된 상태다. 폭염이 심해질 경우 냉방 에너지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조직위는 대회가 끝나고 가을에 정확한 탄소 배출량을 발표할 예정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딴 남자와 동거, 남편의 폭행…"사랑 깊었다" 지독한 이 부부 | 중앙일보
- 노상방뇨 막겠다고 길거리 다닥다닥…파리 남자 화장실에 "충격" | 중앙일보
- 목 잘린 앙투아네트…"빵 대신 케이크 먹어라" 망언의 진실 | 중앙일보
- "가장 지저분한 비밀"…올림픽 수영 선수들이 소변보는 법 | 중앙일보
- 유명 정신과 의사 병원서 환자 사망…"배 부풀었는데 약만 먹여" | 중앙일보
- '사격 국대' 김민경, 해설위원 깜짝 데뷔…"첫 메달 함께해 영광" | 중앙일보
- 왕실보다 사랑 택했다…노르웨이 공주, 미 무속인과 결혼 골인 | 중앙일보
- 남배우 엉덩이 만지고 "손이 호강"…정가은, 성희롱 논란 사과 | 중앙일보
- 시청역 사고 '결정적 증거' 또 나왔다…운전자 신발에 '이 흔적' | 중앙일보
- 농촌 체험장 만든다던 폐교에…'모' 심은 마을이장 '발칵' 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