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뛰는 이재용…마크롱과 오찬∙오상욱 응원∙기업 미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파리 올림픽 현장을 찾았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밤 인천공항에서 프랑스로 출국한 이재용 회장은 파리에 도착한 뒤 글로벌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개막식 전날인 25일(현지시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초청한 엘리제궁 오찬에 참석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닐 모한 유튜브 CEO,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CEO,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글로벌 기업 총수 40명이 함께한 자리에서 이 회장은 글로벌 경제 전망, 미래 기술 트렌드, 조직문화 혁신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
폴리티코 등 외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최근 프랑스 조기 총선 이후 높아진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덜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재용 회장은 반도체·IT(정보기술)·자동차 관련 최고경영진들과도 미팅을 갖고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피터 베닝크 전 ASML CEO 등이 대상이다. ASML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최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해 ‘슈퍼 을’로 불린다.
민간 외교관 역할도 분주
이 회장은 25일 저녁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마크롱 대통령이 주최한 개막 전야 만찬에도 참석했다. IOC 위원 100여명과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덴마크 프레데릭 10세 국왕, 모나코 알베르 2세 왕자 등 세계 정상들이 다수 참석한 자리에서 한국 경제를 이끄는 대표 기업인으로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홍라희 전 관장뿐 아니라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도 찾았는데 지난 26일 우비를 입은 홍 전 관장과 이서현 사장, 김재열 IOC 위원이 개회식장에 앉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삼성은 이번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이달 출시한 최신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 1만7000대를 배포했다. 삼성전자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부터 무선 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면서 당시 피처폰 ‘애니콜 N206’ 제공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5개의 올림픽 에디션을 선보였다.
갤럭시S24 울트라는 개막식 하이라이트인 선수단 입장 순간을 전세계에 생중계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선수단이 센강에서 85대의 보트를 타고 입장했는데, 삼성전자는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와 협업해 센강 주변에 전용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보트에 200대 이상 갤럭시S24 울트라를 달아 개회식 영상을 실시간 내보냈다. 이 행사를 위해 100명 이상 전문가와 360일간의 기술 테스트를 했다고 한다. 28일 열릴 요트 경기 중계에도 갤럭시S24 울트라가 활용된다.
이번 올림픽은 인공지능(AI) 기술이 곳곳에 적용된 첫 올림픽이기도 하다. 올림픽 AI 플랫폼 파트너인 인텔이 AI로 선수용 챗봇인 ‘애슬리트GPT’를 만들고 선수들이 자주 묻는 질문에 실시간 응답한다. AI가 수십만 개 소셜미디어 계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선수들에 대한 온라인 비방에도 개입할 수 있게 했다. 관련 메시지를 확인하면 삭제해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삼성전자의 AI 폰도 힘을 보탠다. 선수단에게 제공한 에디션은 AI로 실시간 통·번역을 돕는다. 파리 샹제리제 거리에 마련된 체험관에선 관광객들이 삼성의 세계 첫 AI 폰을 경험해볼 수 있게 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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