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흔들다…'우상혁 맞수' 탬베리, 세기의 로맨티스트 됐다[파리올림픽]

김현정 2024. 7. 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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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종목의 우상혁(용인시청) '맞수'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장마르코 탬베리(32)가 개회식에서 국기를 흔들다가 그만 결혼반지를 잃어버렸다.

탬베리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일원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이탈리아 선수단을 태운 보트 위에서 국기를 힘차게 흔들다가 결혼반지를 빠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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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속 선상개회식서 국기 흔들다 반지 빠져
"결혼반지를 잃어야 한다면 파리가 최적장소"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종목의 우상혁(용인시청) '맞수'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장마르코 탬베리(32)가 개회식에서 국기를 흔들다가 그만 결혼반지를 잃어버렸다.

탬베리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일원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이탈리아 선수단을 태운 보트 위에서 국기를 힘차게 흔들다가 결혼반지를 빠뜨리고 말았다. 반지는 탬베리의 손가락에서 미끄러져 나와 보트 가장자리를 맞고 튕긴 뒤 그대로 센강에 빠졌다. 당시 탬베리는 펜싱의 아리아나 에리고와 함께 이탈리아 선수단의 개회식 기수로서 거세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대형 자국 국기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패러디한 탬베리의 사진[이미지출처=장마르코 탬베리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이 모습을 목격한 동료들은 "아내에게 뭐라고 말할 거냐"며 짓궂은 농담을 건넸으나 템베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아내에게 사과하면서 반지를 잃은 대신 금메달을 따겠다고 약속했다.

탬베리는 사고 하루 뒤인 2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내 키아라 본템피에게 사과했다. 그는 "미안해, 내 사랑, 정말 미안해"라는 말로 글을 시작한 뒤 "지난 몇 달 동안 고된 훈련으로 인한 체중 감량, 악천후, 개회식 기수로서의 열정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혼반지를 잃어버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결혼반지가 보트에서 튕기는 것을 볼 때까지 내 시선이 따라갔다"면서 반지가 강물에 빠지는 걸 지켜봐야만 했던 당시를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던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26일(현지시간) 센강 일대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이탈리아 높이뛰기 선수 탬베리가 국기를 흔들고 있다.[이미지출처=장마르코 탬베리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그러면서도 "하지만 꼭 결혼반지를 잃어버려야 한다면 (사랑의 도시인) 파리보다 더 나은 곳은 상상할 수 없다"며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 반지도 저 강에 던져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도록 하자. 당신이 항상 내게 부탁했던 것처럼 다시 결혼할 수 있는 좋은 핑계가 생긴 것 같다"고 낭만적으로 말했다. 끝으로 탬베리는 결혼반지 분실이 오히려 좋은 징조일 수 있다며 아내에게 "더 큰 금(금메달)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탬베리는 한국의 우상혁,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저본 해리슨(미국), 해미시 커(뉴질랜드)와 함께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바르심과 공동 1위(2m37)를 차지해 금메달을 땄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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