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반려견 가마솥에 태웠다"…신고하자 '고라니' 발뺌

부모님이 키우던 반려견을 이웃이 잡아 가마솥에 넣고 끓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저희 집 개를 윗집에서 훔쳐 가 먹은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부모님이 시골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며 "오늘 아버지 생신을 맞이해 저녁을 먹으려 오랜만에 고향에 왔는데, 부모님이 윗집 욕을 하면서 화를 내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A씨 어머니는 이날 오전 5시쯤 키우던 반려견의 밥을 주려고 나왔다가 개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여기저기 찾아 헤매고 있는데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윗집에서 연기가 올라왔고, 아버지가 가봤더니 가마솥에 불을 피우고 있었다.

가마솥 뚜껑을 열자, A씨 부모님이 키우던 개로 의심되는 사체가 타고 있었다.

이에 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 사이 가마솥이 비어 있었다.

A씨는 "경찰은 가해자로 의심되는 70대 윗집 아저씨가 '어젯밤에 A씨 집 개가 죽어있길래 가져와서 가마솥에 넣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A씨가 다시 이웃집에 찾아가 경찰에게 들은 사실에 관해 확인하자, 이웃집의 아들이라는 사람이 "우리 가마솥에는 금이 가 있어서 아무것도 못 넣고, 담배 피울 때마다 불멍 때리듯이 불을 지핀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A씨가 가마솥 안을 찍어뒀던 사진을 보여주자, 이제는 고라니라고 우기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다음 주 월요일쯤 형사로 사건이 넘어간다고 한다"며 "부모님이 5년 동안 키운 반려견이 하루아침에 몰상식한 사람들 배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니 어이가 없고 솔직히 사람 XX가 맞나 싶다"며 분노했다.

이어 "여기저기 알아보니 우리 개라는 결정적 증거도 아직 없고, 그렇다 하더라도 재물손괴로 여겨져 큰 처벌이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한다"며 "어떻게 해야 세상 무서운지 알게 할 수 있겠나"라고 조언을 구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과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건 먹으려고 한 게 아니라 죽이고 태운 것 같다" "그냥 태워 죽인 거라면 정말 끔찍하다" "CCTV를 여러 곳 설치해야 한다" "수의사 불러서 감식 받는 건 어떨까" "동물학대죄로 진행해라. 동물보호법 강화돼 처벌 수위 가볍지 않다" "이건 가족을 죽인 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