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 매일 40명씩 당했다…피서객 떨게하는 '동해안 불청객'

박진호 2024. 7. 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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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쏘임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백사장 가까이에 커다란 노무라입깃해파리가 파도에 쓸려 유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간 쏘임 사고 229건에 달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동해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독성이 강한 해파리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피서객이 해파리에게 쏘이는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일부 피서객이 호흡 곤란을 호소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총 229건으로 집계됐다. 매일 40건에 가까운 쏘임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강원도에서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가 45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6일 만에 5배가 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역별로 보면 강릉이 127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성 65건, 양양 34건, 동해 2건, 삼척 1건 등이다. 해파리에 쏘인 피해자는 대부분 현장에서 응급 치료 등을 받았다고 한다. 해파리 출몰로 인한 쏘임 사고가 속출하자 해수욕장마다 해파리 수거 작업에 나서고 있다. 고성군은 지난 20~21일 해수욕장 물놀이를 금지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6일 오전 9시29분쯤 강원도 속초시 한 바닷가에서 스쿠버를 즐기던 김모(54)씨가 해파리에 얼굴을 쏘였다. 이후 김씨는 심한 기침과 콧물, 목에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김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산소 공급을 받으며 속초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지난달 29일엔 삼척시 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던 신모(18)군이 해파리에 엉덩이를 쏘였다. 신군은 허리통증과 함께 호흡 곤란을 호소, 삼척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해파리떼 출몰은 피서객 감소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지난 24일 기준 강원지역 86개 해수욕장 피서객 수는 106만2127명으로 지난해 119만6624명보다 13만명 줄었다.

최근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쏘임 사고가 잇따르자 수상 안전요원들이 지난 24일 강원 속초해수욕장 일대에서 해파리 포획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라입깃해파리 중국 연안서 넘어와


경북 포항시에서도 대형 해파리가 잇따라 발견돼 피서객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지난 21일 오후 9시1분쯤 포항시 남구 송도해수욕장에서 가로, 세로 약 50㎝ 크기의 대형 해파리가 발견됐다.

포항해경은 수면 위에 큰 물체가 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곧바로 대형 해파리를 수거했다. 해경은 수거한 해파리를 관계기관에 넘겨 해파리 종류와 인체의 유해성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강독성’인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앞으로 전국 연안에서 대량 출현할 것으로 보고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시 동쪽 성산포항과 남쪽 법환포구 연안에서 지난 18일 기준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이 36.3%를 보였다.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은 지난 4일 12.9%에 불과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중국 연안에서 기원해 6월 말부터 해류에 따라 한반도 연안으로 밀려온다. 크기가 1∼2m인 데다 독성이 강해 어업 피해뿐만 아니라 여름철 해수욕객 쏘임 사고도 유발한다.

이에 따라 동해안 자치단체와 제주도 등은 해파리 출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어 해파리 제거 작업과 해수욕장 쏘임 사고 예방을 위한 차단 망을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1일 오후 9시1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해수욕장에서 대형 해파리가 수면에 떠있는 것을 시민이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뉴스1]


쏘이면 화상 입은 듯한 통증 느껴


하늘거리며 바다를 떠다니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몸이 투명해 잘 보이지 않는다. 해파리 중에서도 특히 독성이 강해 촉수에 쏘이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며 화상을 입은 듯한 통증을 느낀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노무라입깃해파리에 쏘이면 쇼크를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는 만큼 어린아이들은 긴 팔로 된 수영복을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 2012년 8월 인천의 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던 A양(당시 8세)이 해파리에 쏘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A양은 두 다리와 손등을 쏘였다고 한다. 소방당국과 국립수산과학원은 사고 현장 주변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발견됨에 따라 A양이 이 해파리에 쏘여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1일엔 강원도 동해시 망상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던 김모(11)양이 해파리에 쏘였다. 김양의 경우 왼쪽 다리를 쏘였는데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동해동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최근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쏘임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4일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백사장 가까이에 커다란 노무라입깃해파리가 파도에 쓸려 유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파리 출몰에 피서객 줄어 울상


물놀이 도중 해파리 쏘일 경우 곧바로 물 밖으로 나와 쏘인 부위를 바닷물로 씻어야 한다. 이때 수돗물로 씻으면 독이 퍼져 상태가 더 악화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피부에 박힌 촉수는 장갑을 끼고 뽑는 것이 좋다는 게 국립수산과학원 측의 설명이다.

윤석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중국에서 발원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6월 중순부터 출몰하기 시작했다. 몇 년 주기로 대량 유입이 일어나는데 올해가 해당한다”라며 “이 해파리는 몸체에서 떨어져 나간 세포도 일정 기간 생존하고, 몸체와 똑같이 스치기만 해도 쏘일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 설명했다.

강릉=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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