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학습참고서 시장 실태조사 나선다

물가 대비 과도한 가격인상
공급 우위 시장

공정거래위원회가 학습참고서 출판시장에서 독과점이 심화하고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커지자 시장구조와 현황을 심층 분석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학습참고서 시장은 물가 대비 과도한 가격 인상이 이어진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꼽힌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가계 고정지출 부담이 큰 학습참고서 출판시장에 대해 면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매출액 상위 학습참고서 출판업체를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해 유통 구조와 정가변동 추이 등 시장 현황을 분석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최근 주요 학습참고서 출판사를 대상으로 사전 시장조사에 착수, 관계부처 보고서 등을 조사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받고 있다. 현재 매출액 상위 학습참고서 출판사로는 천재교육, 개념원리, 비상교육, 미래엔, 좋은책신사고, 동아출판 등이 꼽힌다.

한 위원장은 "교과서 해설, 문제 풀이 등을 포함한 학습참고서는 초·중·고 학생을 둔 가계의 필수 지출항목 중 하나인데, 최근 정가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습참고서는 교과서 연계성이나 최신판 여부가 구매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가격경쟁은 크지 않은 반면, 신간·개정판 발간이 활발해 가격상승 유인은 크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작년 말 9개 대입학원과 출판사들이 수험생을 현혹한 부당광고 행위를 적발해 5개 학원사업자와 4개 출판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8억3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디지털대성·메가스터디교육·에스엠교육·이투스교육·하이컨시 등 5개 학원사업자와 메가스터디·브로커매쓰·이감·이매진씨앤이 등 4개 출판사업자가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의 학습참고서 시장 실태조사는 정부의 민생안정 기조와 방향을 같이한다. 한 위원장은 "학습참고서 구입비용은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영역"이라며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학습참고서 출판시장에서 가계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조사와 관련해선 "알리·테무에 대한 조사는 차질없이 진행 중이며, 쉬인·큐텐에 대해서도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해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국내 시장과 소비자에 피해가 있다면 사업자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차별없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