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에게 '토트넘 유망주' 포지션 넘긴다...'HERE WE GO' 힐, 지로나행 임박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만년 유망주였던 브리안 힐이 토트넘을 떠난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힐은 다음 시즌을 지로나FC에서 보낼 예정이다. 힐이 갖고 있던 토트넘 유망주라는 타이틀은 토트넘 이적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양민혁에게 넘어가게 됐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28일(이하 한국시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를 통해 "힐이 지로나로 향한다. 토트넘에서 지로나로 임대되는 것에 합의했다"며 힐이 지로나로 향한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또한 로마노는 "힐은 토트넘과 1500만 유로(약 225억)의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한 재계약을 맺었다. 힐을 우선적으로 영입할 수 있는 팀은 지로나지만, 선수의 선택에 따라 다른 팀도 힐을 영입할 수 있다"면서 힐이 토트넘을 떠나기 전 구단과 재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로마노에 따르면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하는 재계약을 위한 서류는 전부 준비된 상태이며, 다음 주 월요일에 토트넘과의 재계약에 서명한 뒤 지로나로 향한다.
앞서 로마노는 26일 자신의 X를 통해 힐이 지로나와 개인 합의를 마쳤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로마노는 이어 "선수 측은 토트넘에 힐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로나에 합류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계약을 두고 구단간의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라며 힐이 현 소속팀인 토트넘에 이적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힐은 일찍이 토트넘 방출 명단에 올랐던 공격자원이다.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자리를 잡지 못해 임대를 전전하던 힐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포스테코글루 감독 눈 밖에 났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 외 자원들을 처분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었던 토트넘은 힐을 방출 명단에 포함시켰다.
힐이 토트넘의 다음 시즌 구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은 최근 공개됐던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토트넘은 지난 23일 아시아 투어를 시작하기에 앞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리시즌 투어 명단을 공개하면서 아시아 투어 기간 동안 동행하지 않는 선수들과 그 이유까지 설명했는데, 힐은 세르히오 레길론과 함께 이적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번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빠졌다.
때문에 힐이 지로나 이적을 결심했다는 로마노의 보도는 놀랍지 않다. 새 팀을 찾고 있던 힐이 차기 행선지로 지난 시즌 돌풍의 팀 지로나를 선택한 것이다.
과거 백승호가 뛰기도 했던 지로나는 객관적인 전력을 따졌을 때 강팀은 아니지만,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경기 운영으로 2023-24시즌 라리가에서 시즌 중후반부까지 레알, 바르셀로나와 우승 경쟁을 벌였던 팀이다. 최종적으로는 3위를 차지했으나 지로나가 일으킨 돌풍은 꽤나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지로나는 리그 3위를 차지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이라는 유의미한 성과를 이뤄냈다. 이적하는 팀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는 건 꾸준히 출전 경험을 쌓아야 하는 힐은 물론 이적을 고려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언제나 매력적인 요소다.
또한 힐이 돌아가는 무대가 스페인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힐은 토트넘에서 커리어가 풀리지 않았던 지난 2021-22시즌 후반기와 2022-23시즌 후반기에 각각 발렌시아와 세비야에서 임대로 뛰었는데, 꽤나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돌아온 바 있다. 이는 힐이 거친 경합이 빈번한 프리미어리그(PL)보다 라리가에서 더 편하게 뛸 수 있는 선수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힐이 방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이 힐과 재계약을 맺는 이유는 힐에게 확실한 가격을 책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클럽들이 선수들과 재계약을 체결할 때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할 경우 어마어마한 액수가 추가되고는 하는데, 토트넘은 힐의 바이아웃 금액을 일반 선수들의 이적료와 비슷한 1500만 유로로 책정했다. 이는 토트넘이 힐을 지킬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오히려 토트넘은 힐에게 1500만 유로라는 가격표를 붙여 그를 하루빨리 팔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1500만 유로는 PL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적인 여유가 부족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팀들도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다. 토트넘이 힐을 팔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힐 입장에서도 이번 임대는 토트넘에서 자리를 다시 찾는 게 아닌, 토트넘을 완전히 떠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힐이 다음 시즌 지로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힐에게 관심을 갖는 팀들이 많아질 것이고, 그럼 힐이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당초 토트넘이 기대하는 유망주로 관심을 모았던 힐이었지만, 결국 힐의 토트넘 그리고 PL 생활은 실패로 마무리됐다. 어린 시절부터 약점으로 꼽혔던 왜소한 신체조건으로 인해 PL에서 자신의 장점인 기술적인 능력들을 보여줄 기회조차 없을 정도로 뛰는 것 자체에 힘들어했던 힐의 마지막이다.
힐이 갖고 있던 '토트넘 유망주' 타이틀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 합류한 2006년생 듀오, 그리고 내년 겨울 토트넘 입단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양민혁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리즈 유나이티드의 기대주 아치 그레이를 영입했고, 지난 시즌 도중 영입을 확정 지었던 스웨덴의 초신성 루카스 베리발도 데려왔다. 두 2006년생은 각각 잉글랜드와 스웨덴이 기대하는 유망주로 향후 토트넘의 미래를 짊어질 선수들이다.
잉글랜드 출신의 그레이, 스웨덴 국적의 베리발이 있다면 한국 선수로는 양민혁이 있다. 복수의 유력 외신들에 따르면 양민혁은 이번 여름 토트넘에 입단한 뒤 곧바로 현 소속팀 강원FC로 재임대, 이후 K리그 시즌이 끝나면 토트넘에 합류할 예정이다.
K리그 25경기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현 시점 한국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는 양민혁은 대선배인 이영표와 손흥민의 뒤를 이어 토트넘에서 뛰는 세 번째 한국 선수이자 15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되는 것을 앞두고 있다. 양민혁 역시 그레이와 베리발처럼 많은 기대를 받는 중이다.
사진=파브리치오 로마노, 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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