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약 경쟁률 100대1 육박...1년 묵은 미분양도 팔린다
최근 수도권 청약 시장 평균 경쟁률이 100대 1에 육박한다.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데다 이달 ‘인기 청약 단지’ 몰리면서 청약 시장이 뜨겁다.
26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95.75대 1로 나타났다. 지난달 평균 경쟁률이 8.02대 1인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뛰었다. 인터넷 청약이 도입한 2007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2020년 11월(128.22대1)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이달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단지는 성남시 금토지구에 분양한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다. 26가구 모집에 2만8869명이 몰려 1순위 경쟁률이 1110.35대 1에 달했다.
경기 과천ㆍ화성시에서는 10만명이 넘게 몰린 단지가 등장했다. 경기 화성시 오산동에서 대방산업개발이 분양한 ‘동탄역 대방엘리움 더 시그니처’는 186가구 모집에 11만6621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626.99대 1로 집계됐다.
경기 과천시 문원동 일대 분양한 ‘과천 디에트르퍼스티지’도 평균 228.51대 1을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도 평균 163.95대 1로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업계에선 이달 말 기준으로 청약 경쟁률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30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이 있어서다.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전용 84㎡가 23억30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주변 시세가 이보다 비싸 ‘로또 당첨’ 수준의 시세 차익을 분양업계에선 기대한다. 예컨대 ‘아크로리버파크’는 84㎡가 최근 43억원에 거래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 분위기가 크게 개선됐고, 전셋값이 오르고 분양가도 뛰고 있어 당분간 수도권 청약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청약 열기에 그동안 고분양가, 열악한 입지 등을 이유로 수도권에서 미분양됐던 단지가 ‘완판’ 행진을 이어간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771가구)’는 계약 단계에서 대거 미분양됐다. 1순위 경쟁률이 14대1에 달했지만, 최대 14억원(전용 84㎡ 기준)에 육박한 분양가에 계약을 포기한 경우다. 하지만 최근 집값 상승 열기에 ‘완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월 청약을 받은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572가구) 역시 지난달 일반 분양 물량 계약을 모두 마쳤다. 지난 1월 분양한 2878가구 규모의 경기 광명시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도 최근 완판에 성공했다.
청약 시장뿐 아니라 입주를 앞둔 아파트의 입주ㆍ분양권 가격도 오름세다. 향후 몇 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화면서 최근 들어 신축 아파트 수요가 크게 늘었다.
오는 11월 입주를 시작하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은 전용 84㎡ 입주권이 지난달 29일 23억5177만원에 팔렸다. 이달 들어 23억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해당 면적의 일반 분양가는 12억3600만∼13억2000만원으로, 10억원 넘는 입주권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셈이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거래 가능한 매물 호가가 25억원 수준”이라며 ”신축 대단지 아파트를 찾는 손님이 늘고, 서울 집값도 계속 오르다 보니 프리미엄 10억원도 낮다고 말하는 조합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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