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보다 사랑 택했다…노르웨이 공주, 美무속인과 결혼 골인
노르웨이 국왕 하랄드 5세의 장녀 마르타 루이세(52) 공주가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무속인 듀렉 베렛(49)과 내달 결혼식을 올린다. 2021년 베렛과 약혼한 루이세 공주는 왕족의 특권을 포기한 사랑으로 화제를 모았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두 사람이 다음달 29일부터 나흘간 피오르 기슭의 노르웨이 마을 게이랑에르에서 결혼식을 한다고 보도했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게이랑에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을이다.
두 사람은 다음달 29일 노르웨이 서부 항구 도시 올레순에서 손님들과 함께 배를 타고 게이랑에르로 이동한다. 본식은 이틀 뒤 게이랑에르에 있는 197개 객실 규모의 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루이세 공주는 2021년 ‘할리우드의 영적 지도자’를 자처하는 베렛과 약혼했다고 발표했다. 배우 기네스 팰트로 등의 치유사로 이름을 알린 베렛은 자신이 죽었다가 부활했고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를 사건 2년 전에 예측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지난 2019년에는 사람들이 암에 걸리는 것은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늘어놓은 책 『스피릿 해킹』을 발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루이세 공주 또한 신비주의에 경도돼 자신이 천사와 소통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또 대체의학 사업을 하면서 자신의 직책을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베렛은 자신의 신념이 일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향한 비난은 인종차별이라는 입장이다. 루이세 공주 역시 “베렛을 만나며 인종 차별과 백인 우월주의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달았다”고 약혼자를 옹호했다.
그러나 비난이 잦아들지 않자 루이세 공주는 2022년 11월 대체의학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더 이상 왕실의 공식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노르웨이 왕실은 성명을 통해 “공주가 현재로서는 더 이상 왕실을 대표하지 않게 됐다”면서 ”하랄드 5세 국왕의 뜻에 따라 공주로서의 작위는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같은 결정은 (그들의) 상업활동과 왕실을 구분하는 경계선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루이세 공주 측이 결혼식 기념으로 출시해 판매 중인 양주에 공주 직함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와 노르웨이에서 다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영 주류 판매점에서 판매하기 위해 출시된 술에는 ‘우리는 이 진(양주의 한 종류)을 2024년 8월 게이랑에르에서 열리는 마르타 루이세 공주와 듀렉 베렛의 결혼식을 위해 만들었다’고 적힌 라벨이 붙어있다.
상업적으로 왕실을 이용했다는 비난이 커지자 루이세 공주 측은 단순 실수라면서 앞으로 생산되는 제품에선 직함이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루이세 공주와 베렛이 직접 술병 디자인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담긴 제조사의 문서가 공개돼 비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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