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끼리 육아꿀팁, 내새꾸 자랑시켜 흑자…알고보니 반려동물앱 얘기였네 [신기방기 사업모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4. 7. 28. 09: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현신 펫프렌즈 대표. (펫프렌즈 제공)
펫프렌즈.

2015년 ‘강남에서 한시간 내 반려동물 용품 배송’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던 반려동물 전용 e커머스다. 창업자는 김창원 대표. 당시 김 대표는 관련 산업이 매년 성장하는데 압도적인 시장 1위 사업자가 안 보이는 분야를 찾다가 반려동물 시장임을 알게 돼 뛰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3년 만에 총거래액(GMV) 국내 1위 업체로 올라섰다. 2021년에는 GS리테일과 IMM PE가 창업자 김창원 대표와 투자사 지분 95%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가져왔다. 코로나19 당시 반려동물을 새로 집안으로 들이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성장 기대감도 한껏 높았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수익성.

창사 이래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을 정도. 대주주가 바뀌어도 그 부분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김 대표 뒤를 이어 취임한 윤현신 대표는 다양한 시도 끝에 올해 5월 첫 월 단위 흑자를 냈다. 이후 흑자기조가 이어지면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흑자전환 어떻게?

5월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펫프렌즈. (펫프렌즈 제공)
흑자전환 이전 윤 대표가 고심한 부분은 회원수 162만명, 연간 거래액 1000억원(지난해 기준) 이상 되는 1위 플랫폼 사업자의 이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였다. 그러면서 고객 행동패턴을 분석해봤다. 이전 고객은 사료가 떨어지거나 반려동물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등 꼭 필요할 때만 앱에 방문해서 최저가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명 ‘목적 구매’다. 목적구매는 체류시간이 그만큼 짧아 아무리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놔도 추가 구매가 이뤄지기 힘들다.

그래서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짰다. 키워드는 커뮤니티커머스와 고객맞춤 제안이다. 커뮤니티 커머스란 회원 간 정보교류를 장려하는 가운데 그 속에서 추천, 비교, 탐색을 하도록 유도해 객단가를 높이는 개념이다. 지난해 9월 정보교류 커뮤니티 ‘집사생활’이 이렇게 나올 수 있었다. 집사생활에서는 강아지, 고양이가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먹일 사료나 간식, 운동 방법, 스트레스 풀이법 등 다양한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도록 설계했다. 또 본인의 반려동물을 자랑하거나 일상을 소개하는 식의 소셜미디어(SNS) 방식도 접목했다.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 ‘집사생활’. (펫프렌즈 제공)
그랬더니 서비스 출시 7개월만(4월 기준)에 커뮤니티 누적 경험 고객 수는 15배, 신규 고객의 경우, 기존 고객보다 커뮤니티 이용 비율이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재구매율은 기존 고객 대비 50% 이상 더 높은 데다가 실제 커뮤니티를 이용한 고객의 1개월 이내 재구매율이 이용하지 않은 고객보다 1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맞춤형 고객추천 방식 전환도 큰 성과를 봤다.

이를 활성화하려면 입점업체가 다양하고 고객에 적합한 스펙을 가진 곳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 고객 성향을 분석한 후 입점업체에게 화장품처럼 샘플을 제공하도로 유도(샘플링 서비스)하거나 맞춤 고객을 찾아주는 데이터 솔루션 서비스, 상품 광고 등 다양한 B2B 광고 상품을 만들었다. 이렇게 설계했더니 플랫폼 내에서 돈을 들이더라도 좀더 적극적으로 자사 상품을 노출시키려는 입점업체가 늘어났고 고객 입장에서는 ‘그때 딱 필요한’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어 구매전환율이 올라갔다. 여세를 몰아 펫프렌즈는 최근 펫커머스 업계 최초로 입점 파트너사를 위한 ‘브랜드 CRM(고객관계관리) 광고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펫프렌즈 B2B 광고 사업 매출은 작년 하반기 대비 1.5배 이상으로 54% 성장했다.

보험 팔고 해외 유명제품 단독 유통도

더불어 남들이 안 하는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펫프렌즈는 메리츠화재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펫보험 판매 자회사(GA)‘펫프 인슈어런스’를 설립했다. 반려동물 이커머스 업계에서 대형 보험사와 손잡고 펫보험 업무 전반을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다. 메리츠화재는 보험 설계 인프라를 활용해 펫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162만 반려인 고객을 보유한 펫프렌즈가 실제 운영과 판매를 담당한다. 현재의 가입 추세라면, 출시 첫 해에 펫프렌즈 내에서 침투율 1% 수준 달성이 예상된다고. 참고로 국내 반려동물 보험 침투율은 지난해 처음 1%를 돌파했다.

162만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펫헬스케어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출시한 ‘건강 맴버쉽’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헬스케어 유관 기업인 아이엠디티, 피터페터에 투자 전개 등 다양한 헬스케어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반려동물 브랜드 유통 사업도 순항 중이다.

1위 플랫폼 사업자다 보니 국내외 유명브랜드가 국내 공식 총판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많아서다. 실제 미국 유기농 사료 1위 브랜드 ‘블루 버팔로’의 국내 공식 총판 계약자로 선정, 곧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윤 대표는 ‘펫프렌즈는 단순히 국내 1위 반려동물 커머스 플랫폼을 넘어 반려동물의 생로병사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