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2분기 순이익 5조…밸류업 공시에 우리·신한 신고가

오효정 2024. 7.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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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지주가 2분기 호실적을 내며 일제히 분기 혹은 반기 기준 최대 기록을 썼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 ATM기. 연합뉴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이 5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과 우리금융지주는 분기 역대 최대 성과다. 금융지주의 2분기 성적표가 놀라운 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를 대비해 충당금을 쌓고,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 보상에 나서면서도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대출 자산이 많이 늘어난 데다 투자은행(IB) 사업 등이 확대되면서 비이자이익 증가세가 힘을 보탰다. H지수가 상승하면서 ELS 손실비용이 환입된 영향도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7324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리딩 금융’ 자리를 되찾았다. 1분기에 ELS 관련 배상 비용으로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한 바 있지만 2분기 들어 반등했다. 특히 증권‧손해보험‧카드‧라이프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가 성장하면서 그룹 내 40% 가까운 이익 기여도를 나타냈다.

KB금융 관계자는 “2분기 당기순이익에는 ELS 손실 보상비용과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다”며 “ELS 배상 비용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2분기 순이익은 1조6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2분기 1조42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1년 전보다 15.1%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부동산(PF) 관련 선제적인 충당금 인식에도 불구하고 경상손익 기준 분기 최대 손익을 달성했다”며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을 기반으로 한 이자이익의 증가와 신용카드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증가를 통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 이자이익은 2조821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2%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1조112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투자은행(IB) 등 수수료 이익과 보험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하나금융은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성과다. 상반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이 2조68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4% 늘면서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4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2.6% 증가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3816억원, 수수료 이익은 1조32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반기 수수료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IB 수수료 증가, 퇴직연금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등 그룹이 지속해서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1년 사이 이자이익이 2조1970억원으로 0.1%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5350억원으로 91.7% 급증한 결과다.

양호한 성과를 낸 4대 금융지주는 앞다퉈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계획) 청사진을 내놨다. 우리금융은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중장기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 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도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을 담은 밸류업 로드맵 계획을 내놨다. 지속적인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식 수를 감축해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인데, 2027년까지 주식 수를 5000만주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과 신한지주는 밸류업 공시 이후 26일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11.36%, 6.42% 뛰었다. 52주 신고가다.

KB금융은 올해 총 7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하반기 밸류업 공시를 예고했다. 하나금융도 “연초 발표했던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상반기에 마무리했다”며 “하반기에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겠다”고 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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