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톡]42兆 반도체 투자 몰린 '실리콘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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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실리콘 아일랜드' 규슈가 다시 한번 미소 짓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비롯해 자국 기업까지 최근 3년 새 42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물류 시설 투자도 활발하다"며 "(TSMC가 계획한 공장에서는 전공정이 이뤄져) 후공정을 담당하는 기업을 지역으로 불러들일 경우 규슈의 반도체 공급망이 한층 더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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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새 반도체 투자 100건 발생
투자액 60%는 TSMC 구마모토 공장 건
소니·미쓰비시·섬코 등 日기업도 투자
일본의 '실리콘 아일랜드' 규슈가 다시 한번 미소 짓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비롯해 자국 기업까지 최근 3년 새 42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 부활을 꿈꾸는 일본의 야심이 규슈 경제를 되살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규슈 경제산업국은 2021년 4월부터 2024년 6월까지 규슈 내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가 100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투자 금액은 공식 발표된 숫자만 4조7400억엔(약 42조2000억원)에 달한다.
규슈 지방은 과거 일본 반도체 산업의 거점으로 통했다. 1980년대 일본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끌던 시기 생산 공장들이 모이면서 '실리콘 아일랜드'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금은 규슈가 일본 반도체 생산의 50% 정도를 담당하고 있지만 한때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10%가 규슈에서 나왔을 정도로 글로벌 위상이 컸다. 물론 반도체 패권이 일본에서 미국, 한국, 대만 등으로 넘어가기 전의 얘기다.
규슈는 2021년 TSMC의 일본 투자를 계기로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규슈 내에서도 반도체 투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현이 구마모토인 이유다. TSMC의 구마모토 공장 투자는 전체 규슈에서 발생한 투자 금액의 60%를 차지한다. TSMC는 200억달러(약 27조7000억원)를 투입해 구마모토에 공장 두 곳을 짓고 있다. 일본 정부도 두 공장에 1조2000억엔을 보조키로 했다.
TSMC가 이 지역에 자리 잡으면서 TSMC와 기존에 거래하던 대만 기업들도 규슈에 지역 자회사를 만들거나 현지 중소기업과 협업해 입지를 늘리고 있다. 하메스 헤피테크, 가등정밀, 노스엔지니어링 등이 현재 TSMC 구마모토 공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대표 대만 기업들이다.
일본 기업들도 구마모토에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소니그룹은 지난 4월 구마모토현 고시시에 새로운 공장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부지 면적을 당초 계획했던 27만㎡에서 37만㎡로 확대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소니는 구마모토 외에도 나가사키현에 있는 이미지센서 공장을 지난해 말까지 증강했으나 추가 수요에 대비하겠다고 판단하고 이렇게 조치했다. 미쓰비시전기도 구마모토현 거점에 1000억엔을 투입해 내년 11월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구마모토 외에도 규슈 곳곳에서 반도체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전력반도체 로옴은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미야자키현에 3000억엔을 투입해 신공장을 만든다. 글로벌 웨이퍼 2위 기업인 일본 섬코는 규슈 전역에 4000억엔을 투입하고 있다. 사가현과 나가사키현에 있는 기존 공장은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사가현에 2029년 제품 공급을 목표로 하는 신공장을 추가로 세우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물류 시설 투자도 활발하다"며 "(TSMC가 계획한 공장에서는 전공정이 이뤄져) 후공정을 담당하는 기업을 지역으로 불러들일 경우 규슈의 반도체 공급망이 한층 더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앞으로 대만 기업들이 규슈에 추가 투자할가능성도 열어놨다.
규슈 지역에 이처럼 반도체 투자가 집중되면서 향후 10년간 반도체 관련 180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월 규슈경제조사협회는 2021년부터 10년간 반도체 설비 투자에 따른 규슈 지역 경제효과가 20조770억엔, 구마모토현의 경우 경제효과가 10조5360억엔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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