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칩통신] 美 규제 추가될라, TSMC에 주문 쏟는 中 기업들

정현진 2024. 7.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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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 누가 돼도 추가 규제 가능성↑
TSMC, 2분기 실적 예상치 웃돌아
3분기에도 中 주문에 실적 확대 전망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정학적 이슈가 고조되면서 세계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중국 주문 비중이 급증했다. 미 공화·민주당 후보 모두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확대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중국 기업이 이에 대비해 반도체를 비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증하는 중국의 주문으로 TSMC의 3분기 매출은 다시 한번 예상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지정학적 이슈에 TSMC 주가 올라

중국 고객이 잠재적 수출 규제나 세금 문제로 주문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TSMC는 실적 발표 과정에서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고객 비중 확대를 두고 '고성능 컴퓨팅(HPC) 응용 프로그램 때문'이라고만 언급했다. 미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여러 차례 발표한 대로 규칙과 법규를 준수하며 모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의 재무 보고서를 보면 실제 중국 주문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북미의 주문 비중이 65%로 여전히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은 급속히 확대돼 16%에 달했다. 이는 1분기 9%, 지난해 2분기 12%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중국은 TSMC의 주요 시장 중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업계 관측에 따르면 TSMC의 2분기 매출 중 중국 고객 비중이 급격히 확대된 것은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불안 심리가 급격한 주문 효과로 이어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데 합의한 만큼 수출 규제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중국 기업들이 예방적으로 미리 주문하고 재고를 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첨단 공정 제품은 희소성이 크다.

업계는 현재 시장 분위기가 과거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수출 규제 전에 초과 재고를 비축하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묘사했다. 중국 기업이 인공지능(AI)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대기업의 컴퓨팅 파워를 임대하는 것 외에도 반도체와 장비를 대거 비축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봤다.

TSMC의 2분기 통합 매출은 6735억1000만 대만달러(약 28조5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매출은 당초 196억~204억 달러(약 27조1000억~28조2000억원)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208억2000만 달러로 예상 범위를 초과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8% 증가, 전 분기 대비로도 10.3% 증가한 수치다. 3분기에도 예방적 비축 주문이 매출에 높은 기여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매출이 다시 한번 예상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웨이퍼 제조 2.0' 새 정의 내놓은 TSMC

TSMC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웨이퍼 제조 2.0'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제시했다. 업계는 이러한 정의가 TSMC가 기존의 웨이퍼 제조 규모를 계속 확대하면서 지정학적 이슈와 관련한 급격한 주문이 더해져 분기별 매출 규모가 300억달러에 도달하는 속도를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르면 내년에 (분기별 300억달러)달성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현 단계에서 50% 성장한 수치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TSMC가 제시한 웨이퍼 제조 2.0은 패키징, 테스트, 포토마스크 제작 및 기타 등 메모리를 제외한 모든 IDM(종합반도체기업) 부문이 포함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TSMC가 (파운드리)독점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시장 점유율 계산 방식을 새롭게 도입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과거 연구 기관 데이터에 따르면, 순수 웨이퍼 파운드리로 볼 때 TSMC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해 현재 60% 이상에 달한다.

대만 반도체업계에서는 TSMC가 만든 정의가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제조를 모두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과거 연구 기관이 반도체 산업 가치를 통계로 낼 때 설계, 제조업을 분리해 계산하고, 패키징과 테스트를 별도로 계산한 것과 달리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칩 제조와 패키징, 테스트를 모두 제조 분야로 포함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TSMC의 웨이퍼 제조 2.0이 회사의 첨단 기술 성장이 가져다주는 이익을 반영한다고 봤다. 동시에 TSMC의 첨단 패키징 매출 규모도 빠르게 성장, 첨단 패키징 매출 비중이 약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총 매출이 성장하면서 규모도 꾸준히 확장 가능하다. TSMC는 이미 첨단 패키징을 3D 패브릭 시스템 통합 플랫폼에 포함했다. TSMC는 회사가 패키징 같은 후공정 기술에 집중할 것이며, 이러한 기술은 고객의 선도적인 제품 생산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TSMC는 웨이퍼 제조 2.0 정의가 반영된 반도체 산업 규모를 지난해 기준 약 2500억 달러(약 348조원)로 평가했다. TSMC가 만든 새로운 정의에 따라 올해 웨이퍼 제조 산업은 연간 기준 1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윤혜중 기자/번역=아시아경제

※이 기사는 본지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에 근거해 전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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