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옷 가격은 비싸다?…플랫폼 경쟁에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조선물가실록]

윤슬기 2024. 7. 28.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7)경기불황에 옷 구매 주저하는 소비자들
패션 플랫폼 '가격경쟁'…소비자혜택↑

한국의 의류·신발 물가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뛰어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옷을 사는데 지갑을 잘 열지 않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고물가 환경이 지속될수록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나타나는 만큼 패션 플랫폼들은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치열한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무신사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지난 24일 기준 가장 많이 팔린 1위 상품(상의 기준)은 잇자바이브의 후드티다. 가격은 7만5000원. 잇자바이브는 2021년에 만들어진 신생 브랜드로 유명 연예인들이 입기 시작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브랜드는 아니지만 가격은 나이키의 SB 플리스 풀어버 후디(7만9000원), 아디다스의 에센셜 프렌치 테리 3S 후디(7만9000원)와 비슷하다.

다른 플랫폼에서 잘 팔리는 옷들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29CM에서 이날 상의 랭킹 1위를 차지한 로우클래식 티셔츠는 5만6050원, 하의의 경우 유라고의 바지가 8만9000원이다.

대학생 박정인씨(23)씨는 "요즘 옷값이 정말 비싸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매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일단 정가 자체가 높다 보니 할인을 하지 않으면 옷을 사지 않는다"며 "매장에서 판매하는 옷들은 10만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감당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패션 물가는 OECD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한국은행의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OECD국가 평균(100)을 기준으로 품목별 물가수준을 지수화한 결과 의류 및 신발은 161, 식료품은 156, 주거비는 123으로, 특히 옷 가격이 비싼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의 전체 물가수준은 소득수준을 감안할 경우 주요 선진국 중 평균 정도지만 품목별로 따져보면 다른 국가에 비해 가격수준이 현저히 높거나 낮은 품목이 많다"며 "식료품, 의류, 주거 등 의식주 비용이 OECD 평균보다 크게 높다"고 분석했다.

패션 앱 '할인경쟁'… 소비자들 지갑 여는 계기될까

의류 및 패션 산업은 다른 업종보다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 경기 호황에는 새로운 옷을 구매하려는 이들이 늘지만, 경기 불황에는 소비자들이 옷이나 신발을 사는 데 주저하기 때문이다.

패션시장은 3년 연속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 트랜드리서치의 '한국패션산업빅데이터트랜드 2024'에 따르면 패션시장 성장률은 2022년 8.2%, 2023년 2.8%, 2024년 2.3%(예상치)로 낮아지는 추세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물가상승, 소비심리 저하로 2년 연속 하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내수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특히 금리인하 계획이 지연돼 급속도로 소비 심리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연 중국 패스트패션 업체 '쉬인'(SHEIN)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에서 시민들이 매장을 살펴보고 있다. 쉬인이 한국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소비자 접점이 많은 패션 플랫폼들이 적극적인 할인 경쟁에 뛰어들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입점사를 늘려 소비자층을 확대하고 각종 할인 쿠폰을 발급해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최근 입점사를 대거 늘렸다. 현재 에이블리에는 지오다노, 와릿이즌, 스톤헨지, 푸마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트렌드 패션 영역에는 블랙업, 슬로우앤드 등 온라인 쇼핑몰 등이 입점해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여성 패션 플랫폼인 지그재그 역시 스파오, 에잇세컨즈, 미쏘, 슈펜 등 다양한 스파 브랜드와 다양한 온라인 쇼핑이 입점한 상태다.

패션 플랫폼들의 할인 경쟁도 치열하다. 에이블리는 릴레이빅세일을 진행, 첫 구매 회원대상으로 1만원을 할인해 주는 한편, 금액대 ·입점사별 최대 2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그재그도 할인행사인 서머시즌오프를 열고 최대 20% 할인 쿠폰이 포함된 쿠폰팩을 제공한다. 무신사의 경우 지난 8~14일까지 SPA 브랜드 대전을 진행했다.

여기에 패션 전문 중국 플랫폼의 한국시장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옷값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쉬인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에 따르면 지난달 쉬인의 월간이용자 수(MAU)는 66만명으로 전월 대비 10.3% 증가했다. 할인 혜택도 큰데, 신규회원의 경우 전 상품 무료배송에 4000원을 할인해주고 여기에 금액대별로 최대 20% 추가할인을 제공한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