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 새 역사, 눈앞으로 왔다...'4강 완승' 오상욱, 결승만 남았다 [2024 파리]
차승윤 2024. 7. 28. 03:55
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 오상욱(28·대전시청)이 '그랜드슬램'의 역사를 이룰 문앞에 도달했다.
남자 펜싱 사브르 세계랭킹 4위 오상욱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4강에서 세계랭킹 7위 루이지 사멜리(이탈리아)를 15-5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그는 지난 2021년 열린 202 도쿄 올림픽에서 아쉬움을 씻어낼 기회를 잡았다. 당시 세계랭킹 1위이면서도 8강에 그쳤으나 3년이 지난 지금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오상욱은 이미 세계 주요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이다. 2019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모두 개인전을 제패했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올림픽 금메달이다.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다면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다. 한국 펜싱 역사상 전무했던 기록이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쉬운 상대는 아니다. 오상욱이 준결승에서 맞붙은 사멜리는 도쿄 올림픽 사브르 은메달리스트다. 한국과도 '악연'이었다. 당시 대회 4강에서 오상욱의 대표팀 동료 김정환을 제압했다. 한국 선수단 중에서는 유일하게 토너먼트에 남았던 김정환의 결승전 진출을 좌절시켰던 주인공이었다. 김정환은 결국 당시 3-4위전에서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상욱은 자신이 있었다. 사멜리와 상대 전적은 6승 무패였다. 이날 경기 초반 3점을 내주고 출발했지만, 그는 사멜리에게 핸디캡이라도 줬던 것처럼 단숨에 파죽지세로 득점하기 시작했다. 한 번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고 터치하고, 멈췄다가 길게 들어가는 투 스텝 기술도 능숙하게 구사했다. 상대 공격을 막고, 피한 후 짧은 터치로 득점하는 노련한 모습을 보인 그는 결국 4연속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흐름을 탄 오상욱은 그대로 기세로 밀어 붙였다. 사멜레가 비디오 판독으로 간신히 동점을 되찾았지만 오상욱이 다시 그를 압도했다. 사멜레의 공격을 매번 읽고 막은 후 득점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다시 4연속 득점.
1피리어드를 압도하고 마무리한 그는 그 기세를 그대로 경기 끝까지 이어갔다. 2피리어드 시작하자마자 득점한 오상욱은 앞서 아껴뒀던 긴 공격으로 다시 한 번 허를 찔렀다. 완전히 오상욱의 손바닥 안에 갇힌 사멜레는 그대로 무기력하게 마지막 점수까지 내주며 15-5, 오상욱에게 완승을 헌납했다.
4강 승리에 대해서는 "사멜레를 많이 상대해봤다. 어떤 스타일로 가야 할까 고민했는데 코치님께서 좋은 해답을 주셨다. 번뜩 떠오른대로 기술을 시도했는데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오상욱은 그랜드슬램에 대해 "이번에 승리하면 그랜드슬램이지만, 그랜드슬램을 위해서라기보단 파리 올림픽을 준비해왔으니 이곳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고"고 했다.
오상욱은 "결승 상대 역시 까다로운 선수다. 타이밍이 빠르지 않지만 강약 조절을 잘 하는 유형"이라며 "이번처럼만 내 동작만 잘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결승전도 지금과 똑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자신했다.
오상욱은 잠시 후 오전 4시 55분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14위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다. 페르자니는 32강에서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을 제압한 데 이어 4강에선 세계랭킹 1위 지아드 엘시시(이집트)를 15-9로 누르는 파란을 일으킨 상대기도 하다.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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