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차관 "尹 대통령에 사과한 IOC, 북한 논란 대처 진정성 있었다" [파리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7. 28.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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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발생한 한국 선수단의 북한 호명 논란과 관련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2024 파리 올림픽 메인 프레스 센터(MPC)를 찾아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미란 차관은 "바흐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며 "파리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30분 우리 쪽과 면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IOC 측에서 변화가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설명해 주지 않았고 우리는 통보만 받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50여명은 지난 26일 프랑스 파리의 센강(Seine River) 일원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여자 수영의 김서영(30·경북도청), 남자 육상 높이뛰기의 우상혁(28·용인시청)이 기수를 맡았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기수 우상혁(오른쪽)과 김서영이 보트를 타고 트로카데로 광장을 향해 수상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개회식 진행을 맡은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 선수단을 불어 영어 모두 북한으로 소개하는 실수를 범해 논란을 빚었다. 사진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주 경기장이 아닌 센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입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대회 메인 스타디움이 아닌 야외에서 개회식을 치렀다. 

한국은 206개 참가국 중 48번째 순서로 에펠탑 인근에 위치한 개회식 메인 행사장에 도착했다. 개회식 진행을 맡은 장내 아나운서가 올림픽 무대에서 보기 힘든 실수로 논란을 빚었다. 

프랑스어로 먼저 우리나라 선수단이 입장할 때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라는 안내가 나왔다. 이는 북한을 가리키는 프랑스어다. 장내 아나운서 실수는 영어로 한국 선수단을 소개할 때도 이어졌다. 한국 선수단을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말해 또 한 번 한국을 북한으로 둔갑시켰다.

한국의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로 'République de corée',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그러나 장내 아나운서는 프랑스어, 영어 모두 북한을 가리키는 말로 한국 선수단을 소개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회식에서 발생했다고는 믿기 힘든 아마추어적인 실수였다. 

북한은 프랑스어 국가명 표기법에 따라 153번째 순서로 개회식에 입장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북한을 프랑스어와 영어 모두 제대로 호명했다. 

보통 올림픽과 같은 메이저 국제대회의 경우 개회식 같은 메인 이벤트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참가국을 잘못 호명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진행자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데다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리허설도 여러 차례 치른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발생한 주최 측의 실수를 대단한 스포츠 외교 결례로 판단, 대응에 나섰다. 장미란 제2차관은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대한체육회는 한국 선수단이 잘못 소개된 즉시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재발 방지를 요청했으며, 선수단장 명의 공식 항의 서한도 발송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와 IOC를 만나 항의 의견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해 밝은 얼굴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개회식 진행을 맡은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 선수단을 불어 영어 모두 북한으로 소개하는 실수를 범해 논란을 빚었다. 사진 연합뉴스

장미란 차관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재발 방지를 당부하고 또 당부하는 것이다. 계속 항의를 하고 각 경기장 별로 개회식과 같은 상황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얘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바흐 위원장이 개회식 논란이 발생한 뒤 윤석열 대통령께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만큼 사과의 진정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IOC의 공식 사과문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정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IOC가 공식 SNS 한국어 계정에만 사과를 했는데 공식 사과문이 정리되면 뭔가 조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이번 논란이 개회식 진행을 맡은 장내 아나운서의 개인 실수, 올림픽 중계 서비스(OBS)의 운영상 문제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일인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광장에 설치된 개회식장에서 관객들이 센강을 따라 선상행진을 하는 북한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 2016 리우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출전하는 북한은 기계체조 안창옥, 레슬링 이세웅, 김선향 등 7개 종목에 16명이 출전한다. 사진 연합뉴스

바흐 위원장은 27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 발생했으며, 정중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하계,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로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번 일에 많이 놀라고 당혹스러웠다"며 "각종 미디어와 SNS를 통해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사진=프랑스 파리, 엑스포츠뉴스/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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