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부진 '약'으로 만들려는 김우민 "큰 동기부여 얻어, 내가 1등할 수도 있다" [파리 현장]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예상하지 못했던 '턱걸이' 결승행이었지만 김우민(23·강원도청)은 자신감이 넘쳤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파리 올림픽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오르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김우민은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4조에 출전, 3분45초42를 기록했다. 김우민은 4조 4위, 전체 7위로 자유형 400m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김우민은 예선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일부러 힘을 빼고 레이스를 했던 건 전혀 아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잘 안돼서 살짝 아쉽다"라면서도 "예선에서의 경기 내용이 오후 (자유형 400m 결승에서는) 무조건 확실히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민은 이날 자유형 400m 예선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자신의 이 종목 개인 최고 기록 3분42초42에 크게 못 미치는 3분45초42의 성적표를 받았다. 금메달을 따냈던 지난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수영선수권 예선 3분45초14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우민은 이날 5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놓고 다투고 있는 라이벌 호주의 새뮤얼 쇼트가 김우민의 바로 옆 4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김우민은 2024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쇼트는 2023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로 파리 올림픽에서도 우승후보로 꼽힌다.
1번 레인 미국의 애런 샤켈, 2번 레인 벨기에의 루카스 앙보, 3번 레인 브라질 코스타 길레르미, 6번 레인 스위스 안토니 자코비치, 7번 레인 리투아니아 랍시스 다나스, 8번 레인 미국의 스미스 케런이 레이스를 펼쳤다.
김우민의 초반 페이스는 나쁘지 않았다. 첫 50m 구간을 1위로 스타트를 끊긴 했다. 25초36으로 스위스의 자코비치를 0.11초 앞섰다. 50~100m 구간까지 53초31로 선두를 지키면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갔다. 100~150m 구간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1분21초77로 2위를 달리면서 순조로운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김우민은 150m 이후 구간부터 페이스가 눈에 띄게 주춤했다. 레이스 후반 버티기가 김우민의 특징이지만 버티기에 들어가는 시점이 상당히 빨랐다.
김우민은 결국 코스타, 쇼트는 물론 케런에게도 밀렸다. 4조 4위, 3분45초52의 기록으로 예선을 마쳤다. 코스타가 3분44초23으로 예선 4조 1위, 쇼트가 3분44초88로 2위, 애런이 3분45초45로 3위에 올랐다.
1~4조에서 김우민의 종합 순위가 5위를 기록하면서 자칫하면 자유형 400m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5조에는 2022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호주의 일라이자 위닝턴과 올해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독일의 루카스 마르텐스가 포진해 있었다. 만약 5조에서 다른 선수 1~2명이 김우민보다 좋은 기록을 거두면 김우민은 이대로 자유형 400m 레이스를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김우민은 다행히 자유형 400m 예선이 종료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선 5조에서 마르텐스와 위닝턴 등 두 선수만 김우민보다 기록에서 앞섰다.
마르텐스가 3분44초13으로 전체 1위, 코스타가 2위,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김우민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던 중국의 신예 페이 리웨이가 3분44초60으로 3위를 차지했다. 위닝턴은 3분44초87, 쇼트가 3분44초88, 샤켈이 3분45초45로 김우민을 앞섰다. 독일의 켈멧 올리버가 3분45초75로 김우민의 뒤를 이어 결승행 막차를 탔다.
김우민은 2024년 남자 자유형 400m 기록에서 3분42초42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파리 올림픽에서 이 종목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마르텐스(3분40초33), 윈이턴(3분41초41), 쇼트(3분41초64)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넘어서야 한다. 여기에 길레르미까지 파리 올림픽 예선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면서 결승에서 포디움을 향해 가는 길이 더욱 험난해졌다.
김우민은 "일단 내가 훈련하면서 파리 올림픽을 준비했던 대로 결승에서도 모든 걸 다 쏟아부을 예정이다. (내 전략들이) 잘 통했으면 좋겠다"며 차분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김우민은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예선 기록이 저조했던 건 사실이지만 통과하는데 성공한 만큼 '진짜' 진검승부가 가려지는 결승에서 메달을 노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우민은 "대체적으로 오늘 자유형 400m 예선을 봤을 때 진짜 누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 같다"며 "막말로 내가 1등을 할 수도 있는 거다. 결승전이 더 기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또 "경기를 치를 때 항상 내가 (다른 선수들을) 밑에서 잡으러 간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내가 당연히 (결승에) 올라간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아직 없다. 이런 간절함이 (오늘 결승 진출에) 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우민은 한국 시간으로 7월 28일 새벽 3시 42분, 파리 현지 시간으로 7월 27일 저녁 8시 42분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에 출전한다.
김우민이 자유형 400m 결승전에서 3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다면 한국 수영 역사상 두 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한국 수영은 '마린 보이' 박태환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내며 '최초' 주인공이 됐다. 박태환은 이후 베이징에서 자유형 200m 은메달을 추가한 뒤 2012 런던 대회에서 자유형 400m와 2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총 4개의 올림픽 메달을 보유 중이다.
사진=프랑스 파리, 엑스포츠뉴스/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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