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사, 조태열 외교장관 악수 요청에도 ‘무응답’

박준상 2024. 7. 2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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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북한 대표에게 악수를 요청하는 등 대화를 시도했지만 남북관계의 냉랭함만 재확인했다.

조 장관의 뒤에서 만찬장으로 이동하던 리 대사는 한국 취재진의 '북·러 협력 규탄과 관련해 입장이 있는지' '오물풍선 살포 이유가 무엇인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만나자고 했는데 어떤 입장인지' 등의 물음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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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취재진 물음에도 묵묵부답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26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해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에게 다가가고 있다. 비엔티안=사진공동취재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북한 대표에게 악수를 요청하는 등 대화를 시도했지만 남북관계의 냉랭함만 재확인했다. 북한 대표는 한국 취재진의 물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26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의장국 주최로 열린 갈라 만찬에는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북한 대표로 참석했다.

만찬장에서 리 대사와 마주친 조 장관은 인사를 시도했지만 리 대사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조 장관은 리 대사가 자신의 뒤로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가 고개를 돌려 알아본 후 리 대사를 부르는 듯했지만 리 대사는 앞만 보고 걸어갔다. 이후 조 장관이 직접 리 대사에게 다가가 악수를 요청했지만 리 대사는 뒷짐만 지고 정면만 응시했다. 조 장관은 리 대사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만찬이 끝난 후 일본 취재진과 만난 조 장관은 “악수를 하려고 했더니 (리 대사가) 피했다”며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안 됐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26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해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에게 다가가 악수를 시도하고 있다. 비엔티안=사진공동취재


이날 갈라 만찬은 차례로 NCC에 입장한 후 대기실에 모인 귀빈들이 대화를 나누다가 다 같이 만찬장으로 이동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만찬에 앞서 리 대사는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다음 순서로 NCC에 입장해 살름싸이 콤마싯 라오스 장관과 인사한 후 대기실로 향했다. 라오스 전통 의상으로 보이는 회색빛 옷을 입고 있었으며 키는 170㎝ 이상으로 추정됐다.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았다. 다른 대표들과 달리 수행원 없이 혼자만 입장했다.

리 대사는 대기실로 향하던 중 한국 취재진이 ‘최선희 외무상은 왜 안 왔는가’라고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 없이 지나쳤다. 질문을 무시하고 계속 걸어가다가 대기실을 지나치는 바람에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리 대사가 대기실에 들어간 후 5분 정도 지나자 조 장관이 입장했다. 조 장관과 리 대사는 20분 정도 대기실에 함께 있었다. 대기실에서 나와 만찬장으로 이동하던 중 조 장관은 ‘리 대사와 이야기를 나눴는가’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직”이라고 짧게 답했다.

조 장관의 뒤에서 만찬장으로 이동하던 리 대사는 한국 취재진의 ‘북·러 협력 규탄과 관련해 입장이 있는지’ ‘오물풍선 살포 이유가 무엇인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만나자고 했는데 어떤 입장인지’ 등의 물음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처음에 이름을 부르자 뜨끔하기도 했지만 땅만 보며 만찬장으로 향했다.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참석이 기대됐지만 리 대사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최 외무상은 전날 평양에서 정전협정 체결 71주년 기념행사를 수행한 것으로 북한 매체에 포착됐다.

비엔티안=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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