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김건희 "양평, 가짜뉴스에 선동당하셨어요"

이병한 2024. 7. 2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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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의 카톡 ⑤ 마지막]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이병한, 선대식, 김종훈 기자]

<오마이뉴스>는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 휴대폰 화면 캡처 파일 형태로 총 221개에 달한다. 2022년 2월 16일부터 2023년 7월 8일까지 걸쳐 있다. 122개는 당선 전이고 99개는 당선 후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화면을 캡처한 사람은 최재영 목사 자신이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인 2년여 전부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대화를 캡처해서 주제별로 분류해 보관했다"면서 당시 미국에서 사용하던 휴대폰은 현재 분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파일은 이미 검찰에 제출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김 여사 측은 최 목사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빼고 제출했다고 공격하고 있다. 최 목사 측 변호사는 "최 목사가 카카오톡 전문을 캡처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라며 "주로 새벽에 대화를 해서 사적인 내용도 많고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어 그동안 굳이 공개를 안 했던 건데, 언론으로서 판단해보라"고 말했다.

수사가 진행 중인 명품백 수수 사건과는 별개로, 이 대화 내용은 현직 대통령 부인의 생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게다가 그 대통령 부인은 지금까지 다른 대통령 부인과 달리 국정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VIP 또는 V1-V2 논란이 계속되는 주인공이다. 따라서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했는지는 중요하며, 시민들이 알아야 할 뉴스 가치가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몇 차례에 걸쳐 주요 내용을 뽑아 되도록 전문을 그대로 공개하되, 최소한의 설명과 관련자들의 반박을 덧붙인다.

이 기사는 마지막 다섯 번째다. (이 기사는 본문과 카톡 화면을 같이 읽게 구성되어 있다. 카톡 화면은 그래픽이 아닌 실제 최 목사 핸드폰 캡처 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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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0월 3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김건희 여사는 모두 부인했다. 당선 이전부터 대두됐던 무속, 주가조작, 학력 위조 논란 등은 차치하고, 당선 이후 새로 터져나온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김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대화에는 그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우선, 대통령 공관 이전 관련 논란. 아래는 2022년 4월 20일에서 23일에 걸쳐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카톡 대화다. 당시는 이미 김 여사가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 신분이라 대선 이전처럼 대화가 자주 쉽게 이루어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대통령 공관을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부인하면서, 이를 공격하는 야당을 향해 "악마들"이라고 적대감을 표했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다음은 2022년 7월 10일 카톡이다. 대통령 해외순방에 민간인 신분인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동행했다는 보도(7월 5일)가 나온 이후 첫 주말이었다. 당시는 이미 2022년 6월 20일 최 목사가 김 여사를 직접 만나 샤넬 화장품을 건넨 이후다.
김 여사는 "최근 불거진 OOO 수행은 나를 수행한 게 아니다"라며 "근데 마치 나를 담당해서 수행한 것처럼 논란이 되고 비선 얘기까지 거론되고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추후 소위 '바이든-날리면' 건과 합쳐져서 대통령실이 MBC의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는 데 시발점이 된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세번째로 극우 유튜버 안정권의 누나 대통령실 채용 논란. 이 건은 이후 안정권과 김건희 여사의 친분설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초청 명단 폐기 논란으로까지 번진 사건이다. 하지만 김 여사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며 "안정권도 잘 모르는데 누나까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2022년 7월 13일 카톡이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이 대화를 나눈지 약 2개월 후인 2022년 9월 12일 김 여사는 최 목사로부터 디올백을 받았다.

해가 바뀌어 양평고속도로를 둘러싼 의혹. 2023년 7월 8일 카톡 대화는 이 사건에 대해 김 여사가 직접 자신의 입장을 선명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날 대화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오후 1시 10분 양평 건에 대해 최 목사 "꼭 그런 식으로 해야만 했는가"라며 "무척 실망스럽고 분노스럽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즉시 김 여사의 답이 왔다. "가짜뉴스에 선동당하셨다는 생각을 전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다." 싸늘했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최 목사가 해명을 요청했지만, 김 여사는 주장을 했다. 김 여사는 "지금처럼 백지화시키고 거짓 선동에 사과를 한다면 다시 검토한다는 원 장관의 결단이 이해가 갈 정도"라고 했다. 다소 엇갈리는 대화는 오후 1시 45분까지 35분 동안 이어졌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김 여사는 "저희와 같이 싸워달라"고 했다. "힘을 모아야 한다"고도 했다. 최 목사는 계속 의심했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언쟁은 여기서 끝났다. 9일 뒤인 2023년 7월 17일, 최 목사는 태도를 바꿔 "내 위치에서 양평고속도로 여사께 어떻게 도움이 되면 좋겠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여사의 태도도 누그러졌다. 아래 화면에서 "최강Ave"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사람은 최 목사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으로 접속했고, 화면 캡쳐는 자신의 다른 휴대폰으로 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대화 캡처 화면은 여기서 끝났다.
약 4개월 뒤인 2023년 11월 26일 최 목사는 대화방을 나갔다.
다음날인 2023년 11월 27일 밤 9시 유튜브 방송 <서울의 소리>를 통해 명품 디올백을 받는 김 여사의 모습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양평고속도로 의혹이 포함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심사에 돌입했다.

[대통령 부인의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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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새벽 3시 김건희 "정경심 구속 지시한 게 문통입니다" https://omn.kr/29k2y
③ 김건희 "노무현이 유시민에게 서운하게 돌아가셨죠" https://omn.kr/29k4d
④ 당선 후 김건희 "김정숙 옷값 논란은 이재명 쪽 작업" https://omn.kr/29k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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