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점령한 ‘시카고’, 퀄리티 있는 박제 영상의 순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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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를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SNS를 하는 사람 중에 '시카고' 넘버와 복화술 씬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난 2022년 본지와 인터뷰에서 신시컴퍼니 최승희 홍보실장은 "박제영상이 단순히 팬서비스를 넘어 공연을 판촉시킬 수 있는 하나의 큰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시카고'를 통해 봤다"면서 "공연 알고리즘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퍼진다면 큰 힘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더 퀄리티있는 영상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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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할 만해~ 당연 할 만해~”
뮤지컬 ‘시카고’를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SNS를 하는 사람 중에 ‘시카고’ 넘버와 복화술 씬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오죽하면 “알고리즘을 점령한 ‘시카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오는 숏폼 영상의 영항이다.
‘시카고’는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살인을 저지른 두 여인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가 변호사 빌리 플린과 함께 사형 위기를 모면하고자 벌이는 소동을 블랙 코미디 작품이다. 1975년 브로드웨이 초연, 2000년 한국 초연한 고전 중의 고전임에도, 현재 국내 17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시카고’ 역시 오픈된 회차 대부분이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이번 흥행은 작품의 완성도나 배우의 인지도에 따른 것도 있지만 최근 온라인상에 퍼진 영상을 통해 유입되는 관객들도 영향도 적지 않다. 실제로 “영상을 보다 보니 빠져들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손안에 ‘시카고’ 티켓이 있었다” “영상에 계속 떠서 보고 싶은데 죄다 매진” “알고리즘을 점령한 시카고, 복화술 영상 보고 바로 예매했다”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뮤지컬 넘버나 장면이 이 같은 효과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과거엔 영상을 만드는 것에 업계가 매우 소극적이었던 탓이다. 저작권 관련 문제를 비롯해 영상제작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과 시간, 어려운 제작 과정 등의 이유에서다. 특히나 이런 과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제작비에 비해 큰 수익을 내는 구조도 아니었다.
그런데 ‘시카고’의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국내 공연제작사 중에서 영상제작에 꾸준히 힘써왔다. 프레스콜 영상과 캐릭터 소개 영상을 비롯해 캐릭터별 넘버 영상, 출연 배우의 인터뷰 영상 등 다양한 종류의 영상을 제작해왔다. 언론에 한정됐던 과거와 달리 SNS, OTT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파악했던 덕이다.
지난 2022년 본지와 인터뷰에서 신시컴퍼니 최승희 홍보실장은 “박제영상이 단순히 팬서비스를 넘어 공연을 판촉시킬 수 있는 하나의 큰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시카고’를 통해 봤다”면서 “공연 알고리즘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퍼진다면 큰 힘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더 퀄리티있는 영상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제영상이 판촉으로 이어진 건 ‘시카고’만의 일은 아니다. ‘데스노트’의 경우 초연 당시 공연 영상 클립은 적었지만 넘버별 스튜디오 녹음본, 즉 A급 콘텐츠가 공개됐고 해당 영상은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소비되면서 ‘데스노트’ 매진 신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23년 12월 중순 공연제작사 랑은 SNS에 뮤지컬 ‘난쟁이들’의 현장을 담은 총 17건의 숏폼 영상들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이 영상들은 평균 20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최고 조회수는 900만회를 돌파하는 등 입소문이 퍼지면서 종연을 한 달 넘게 남긴 시점부터 약 300석 규모의 공연장이 전석 매진됐다.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소극장 창작 뮤지컬의 전례 없는 흥행사례를 남긴 셈이다.
영상을 통한 흥행이 이어지면서 박제영상에 회의적이던 업계도 영상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공연 홍보 관계자는 “저작권이나 제작비 등의 문제로 모든 곡을 다 공개할 순 없지만, 상대적으로 시간과 비용 등의 부담이 적은 숏폼용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움직임은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무조건 짧은 영상을 만든다고 흥행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작품의 특징을 얼마나 임팩트있게 혹은 퀄리티 높게 잘 담아내느냐에 따라 반응이 갈릴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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