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밤 잠 설치게 할 '첫 메달' 주인공은 누구?
[양형석 기자]
▲ 훈련 참가한 오상욱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4일 오후(현지시간) 펜싱 남자 사브르에 출전하는 오상욱이 훈련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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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스포츠축제 2024 파리올림픽이 개막했다. 개막식이 열리는 당일 고속철도 방화사건이 발생했고 현지에 비가 내리는 등 분위기가 다소 뒤숭숭했지만 개막식은 정상적으로 열렸다. 전통에 따라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선수단이 가장 먼저 입장했고 개최국 프랑스는 206번째로 가장 늦게 입장했다. 한국은 육상 높이뛰기의 우상혁과 수영 개인혼영의 김서영을 기수로 앞세워 알파벳 순서에 따라 48번째로 입장했다.
개막식이 끝나고 현지시간으로 27일 오전,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부터는 각 종목에서 본격적인 경기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일부 종목에서는 대회 첫 날부터 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지게 된다. 그 중에는 한국이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펜싱 남자 사브르와 여자 에페 등 기대 종목들도 포함돼 있다. 많은 스포츠 팬들이 올림픽 개막 후 처음 맞는 일요일부터 잠을 설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금빛 찌르기' 도전하는 남녀 펜싱 에이스
대회 첫 날에는 한국의 펜싱 개인전 강세 종목이라 할 수 있는 남자 사브르와 여자 에페 종목이 열린다. 한국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김정환이 동메달을 따낸 것이 역대 최고성적이었다. 비록 김정환은 대표팀에서 은퇴해 이번 파리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지만 '에이스' 오상욱과 '맏형' 구본길 모두 세계 정상권의 기량을 갖추고 있어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특히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세계랭킹 4위 오상욱은 지난 도쿄올림픽 8강에서 탈락하며 메달을 따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 버리겠다는 각오다. 만약 오상욱이 파리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개인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다.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은메달만 2개를 땄던 구본길 역시 이번 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첫 올림픽 개인전 메달에 도전한다.
남자가 꾸준히 사브르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에 여자 펜싱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에페 종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세계랭킹 7위에 올라있는 에페 대표팀의 에이스 송세라는 지난 2022년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며 일약 세계 최고수준의 선수로 도약했다. 송세라는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과 프랑스,이탈리아 등의 강자들을 제치고 '대형사고'를 칠 준비를 마쳤다.
수영에서는 남자 자유형 400m의 김우민이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황선우와 함께 한국수영의 투톱으로 떠오른 김우민은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최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유형 400m 종목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2011년 박태환 이후 무려 13년 만이었다. 그만큼 김우민은 출전하는 대회마다 가파른 성장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김우민의 개인최고기록은 지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당시 세웠던 3분42초71이다. 꾸준히 기록을 줄여 나가고 있지만 아직 박태환이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웠던 한국기록(3분41초53)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만약 김우민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박태환의 한국기록을 경신하거나 이에 근접한 기록을 세울 수 있다면 박태환 이후 12년 만의 수영 종목 올림픽 메달도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첫 메달 명중할까
2012 런던올림픽의 김재범과 송대남 이후 최근 두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유도도 낮은 체급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한국은 남자 -60kg급의 김원진과 여자 -48kg급의 이혜경이 출전한다. 여자 -48kg급의 이혜경은 만28세(1996년생)로 유도선수로는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작년 아시아선수권 대회 은메달과 올해 트빌리시 그랜드슬램 금메달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남자 -60kg급의 김원진은 지난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올림픽에 3회 연속 출전한다. 김원진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올림픽에서는 도쿄대회 4위가 최고성적이다. 만 32세(1992년생)로 2028년 LA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김원진으로서는 이번 파리올림픽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김원진의 메달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국선수가 출전하는 종목 중에서 가장 먼저 메달이 결정되는 종목은 바로 사격 10m 동기소총 혼성종목이다. 한국은 남자소총의 에이스 박하준과 현지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인 '엄마선수' 금지현이 나선다. 고등학교 2학년으로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이자 지난 6월 사격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효진은 2004년생의 신예 최대한과 짝을 이뤄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한국의 효자종목이 될 준비를 마친 배드민턴도 복식 경기의 조별리그 일정이 시작된다. 혼합복식에서는 김원호/정나은조가 조별예선 경기를 치르고 이어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여자복식의 김소영/공희용조와 이번 대회 2번시드를 받은 백하나/이소희조가 조별예선 첫 경기에 나선다. 남자복식 4번시드를 받은 강민혁/서승재조도 조별예선을 통해 파리올림픽의 여정을 시작한다.
세계랭킹 3위에 올라있는 탁구 혼합복식의 임종훈/신유빈조는 세계랭킹 11위의 독일조를 상대로 16강 경기를 치른다. 탁구의 경우 조별예선이 아닌 곧바로 토너먼트가 시작되기 때문에 패하는 순간 곧바로 탈락한다. 양 팀 모두 더욱 긴장된 상황에서 신중한 경기가 예상되는 이유다. 임종훈/신유빈조가 순조롭게 토너먼트를 이기고 올라가면 준결승에서 세계최강으로 꼽히는 중국조와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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