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 “어렵게 잡은 기회… 반드시 메달 획득”
하루 종일 훈련… 숙소도 대회 장소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성과 낼 것”
“목표는 메달 획득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 고진영(28), 김효주(28)와 함께 여자 골프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양희영(35)의 각오다. 양희영은 지난 6월 24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2024 파리 올림픽행 막차에 탑승했다.
양희영의 파리 올림픽 출전까지 여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파리 올림픽 엔트리가 확정되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 전까지만 해도 그의 세계랭킹은 25위까지 밀려 파리행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양희영은 승부사였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5위까지 끌어 올려 기어이 올림픽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미국에서 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양희영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리우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리우 때는 아쉽게 4위에 그쳤다”며 “메달 획득이 목표다. 올림픽에 전념하기 위해 에비앙 챔피언십을 마친 뒤 3주간 대회에 불참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니까 후회 없는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희영은 스윙 코치인 토니 지글러와 함께 막바지 훈련을 소화한 뒤 다음 달 2일 파리에 입성할 예정이다. 그는 “현재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오전에 연습볼을 치고 점심 식사 이후에 잠시 휴식 취한 뒤 라운드와 헬스를 한다. 헬스를 마친 뒤에도 3시간가량 더 연습하는 게 일상이다”고 하루 일과를 소개했다.
양희영은 스윙에 대한 평판이 아주 좋은 대표적인 선수다.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과찬이다. 스윙은 늘 가다듬는다.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스윙에 공통으로 갖고 있는 불만은 ‘늘 똑같이 안된다’라는 점이다. 나도 마찬가지다”고 말하며 웃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는 지글러 코치와 함께 백스윙 교정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양희영은 “백스윙이 잘 안 돼 아주 미세하지만 공이 날아가는 게 다르다. 그래서 지금 백스윙을 가다듬고 있다. 결과는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올림픽 메달 획득을 향한 염원은 숙소 예약으로도 볼 수 있다. 양희영은 “(고)진영이와 (김)효주도 각각 숙소를 따로 잡은 것으로 안다”라며 “처음엔 선수촌 입촌도 생각했으나 거리가 꽤 멀어 아예 대회 개최 골프장 내에 있는 숙소에서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 경기 대회 일정은 8월 7~10일까지 나흘간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금·은·동 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개최 코스는 파리 시내 중심부에서 남서쪽으로 36km 지점에 위치한 르 골프 나시오날 골프장이다.
양희영은 LPGA투어서 통산 6승을 거두고 있다. 그중 3승은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다. 그런 이유로 ‘파타야의 여인’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그랬던 그가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메이저 퀸’으로 신분이 격상됐다.
양희영은 “그동안 여러 차례 메이저 우승 기회가 있었으나 살리지 못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실패 경험이 많은 데다 나이까지 들어가면서 어느 순간부터 겁도 나기 시작했다”며 “이번 우승으로 ‘할 수 있다’는 걸 내 스스로에게 증명해 보여 뿌듯하다”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젠 은퇴라는 단어를 잊게 됐다고 했다. 양희영은 “은퇴 계획은 없다. 체력적으로 장거리 여행이 쉽지는 않지만 아직은 선수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면서 “인내하면서 매년 마음을 점검하고 있다. 공이 잘 안 맞아도 화가 나지 않고 노력하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선수로서 생명이 다했다고 판단해 미련없이 은퇴할 생각이다”고 했다.
양희영은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박인비(35·KB금융그룹)를 파리에서 만날 예정이다. 그는 “언니를 오랜만에 만나게 된다. 무척 반가울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언니도, 나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 언니를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 향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과분한 사랑과 관심에 늘 감사드린다”면서 “팬들의 응원 덕에 힘들어도 열심히 한다. 파리올림픽에서 그 성원에 보답하는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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