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장하는데 “북한”… 올림픽 개회식 황당 사고

대한체육회 “가만히 있을 상황 아냐”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을 따라 선상 행진을 마친 후 트로카데로 광장에 설치된 개회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파리=윤웅 기자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 50여 명은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206개 출전국 가운데 48번째로 입장했다. 선수단은 파리의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 구간 코스를 행진했다.

그런데 한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불상사가 발생했다. 한국 선수단이 선상에 등장하는 순간 장내 아나운서가 프랑스어로 한국을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로 소개한 뒤, 영어로는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말했다.

둘 다 각각 불어와 영어로 북한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의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로 ‘République de corée’이며,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북한은 프랑스어 국가명 표기법에 따라 153번째로 입장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앞서 한국 입장 때 저지른 실수를 인식한 듯, 북한은 프랑스어와 영어 모두 제대로 호명했다.

이후 한국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이 북한의 영문명으로 소개됐다”며 대회 조직위원회의 실수에 항의하는 글이 쏟아졌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문제를 인지했고 가만히 있을 상황은 아니다”라며 “개회식이 끝난 후 회의를 통해 이의 제기 등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장미란 문화체육부 차관은 이튿날 대회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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